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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운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1월3일은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난지 꼭 40년이 되는 날이며, 현재의 학생운동에 비추어 감회가 새롭다.
정부가 이날을 기념하여 「학생의 날」로 제정, 공포하여 기념해온뒤로도 이미16년의 세월이 흘렀다. 일제하 일본의 식민주의적 탄압과 민족차별정책에 항거하여 해방을 부르짖고, 광주에서 시작하여 전국적으로 국민학생에서 시작하여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대대적인 운동울 벌였던 광주학생운동은 동경유학생들의 2·8독립선언이나, 국내 3·1운동에 못지않은 중대한 의의를 가진것이라고 하겠다.
돌이켜보면 한국의 학생운동은, 일제하에서는 일제의 압제하에 구국·애족·독립의 지상목표를 향하여 목숨을 걸고 감행된 것이었고, 해방후에는 반탁운동, 4·19반독재운동, 행협촉구운동등으로 진전하여 왔던것이다. 일제하의 학생운동의 목적이 침략자를 배격하고 국권을 회복하려는 것이었는데 대하여 대한민국수립후의 학생운동은 민주국가의 형성과 발전을 위한 것이 그 특색이었다고 하겠다.
도도히 흐르는 학생세력의 세계적인 경향속에서도 한국의 학생들은 사회운동이나 학내자치운동등은 벌이지않고 게몽운동, 봉사운동을 전개하고 있는것은 믿음직스러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일제하에 우리말을 되찾고 민족을 계몽하여 독립을 성취하려던 선배들의 영향이 남아 아직도 농촌계몽운동이나 무의촌진료운동이며 노동봉사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의 후진성에 근거한 것이기는 하나 실질검소한 그들의 학생운동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일제하의 학생운동은 침략자의 추방과 국권회복이라는 애국적인 감정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극한적인 투쟁이 가능했지만, 정부수립후는 체제내에서의 개혁과 반부정·부패운동에 그치지 않을 수 없는 한계를 지니는 것이었다. 학생운동은 후진사회에 있어서는 근대화의 중요한 동인이 되고 있으며, 전제국가에서는 민주화의 기수역할을 하는 것이 세계적인 관례이다.
그러나 선진민주국가에있어서의 학생운동은 정당정치와 정당이나 압력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회정치에 대한 반체제운동으로 변질하여 미국의 SDS(민주사회를 위한 학생단체)나 서독의 APO(의회외적야당)일본의 전학련과 같이 폭력에 의한 체제변혁까지도 부르짖게 되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학생운동의 체제내의 개혁운동으로 그치고 있기때문에 이경향을 유지하도록 정부나 학교나 학생운동지도자들은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며, 이체제내적인 운동까지도 억압하는 경우 폭력적인 학생운동이 자행될까 두렵다.
사회개혁의 의지나 의욕조차 없는 학생들이란 쓸모없는 청소년이라고할수 밖에없고, 학생들에 좌절감을 주지아니하고, 젊은 학생들의 창의적 의욕과 노력봉사의 숭고한 정신을 계발하고 그들의 계몽운동이나 사회봉사활동에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학생의 날」을 맞아 학생운동의 건전한 방향을 모색할 것을 학생운동가들에게 부탁하며, 정부도 학생들의 욕구불만을 건전한 방향으로 해소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학생운동이 사회에 기여할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기위한 적극적인 후원을 아끼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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