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예방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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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의 사춘기 징후가 8세 이전에 나타난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야 한다.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으며 조기 폐경 확률도 높아진다.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면서 남모를 고민을 하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성조숙증 때문이다. 또래보다 사춘기가 빨리 오는 자녀를 보는 부모 역시 걱정스러운 건 마찬가지다. 성조숙증이 초래하는 문제점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

늦은 수면으로 인한 멜라토닌 감소도 원인

성조숙증이란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성호르몬이 분비돼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여아가 남아보다 10배 정도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성장판이 빨리 닫혀 최종 키가 작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아의 경우 성인이 됐을 때 유방암이나 조기 폐경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성조숙증 원인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뇌종양이나 성호르몬 분비기관 질환으로 인한 병적 요인과 특별한 이유 없는 특발성으로 나뉘어진다. 최근 증가하는 성조숙증은 대부분 특발성이다. 비만이나 영양 과잉, 환경호르몬, 정신적 스트레스를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가족력(부모가 일찍 사춘기를 겪음), 저체중으로 태어난 경우, 늦은 수면으로 인한 멜라토닌 감소, TV·인터넷 등의 성적노출 심화도 원인으로 본다.

 성조숙증은 진성과 가성으로 구분된다. 진성성조숙증은 시상하부 뇌하수체 성선축의 조기성숙이 다른 원인 없이 특발성으로 오는 경우다. 여아의 성조숙증은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뇌종양, 선천성 뇌 기형, 수두, 뇌염 등에 의해서 발생하거나 방사선을 과다하게 쬘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남아는 이런 경우가 많다.

 가성 성조숙증은 부신이나 난소 등 인체 말초기관의 종양 등에서 성호르몬이 분비되며 불완전한 사춘기 형태를 나타낸다. 사춘기 발달의 일부만 나타나는 변이 형태도 있다. 유방 조기 발육, 음모조기 발생, 생리 조기 발현 등이 이런 유형이다.

 성조숙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 조절과 운동 요법이 필요하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피해야 한다. 인스턴트 음식이나 패스트푸드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성장을 방해한다. 반면 우유와 시금치 같은 녹색 채소는 성장에 도움 된다.

성조숙증 섣불리 판단말고 전문의와 상담을

성장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좋다. 농구나 배구, 줄넘기가 도움이 된다. 줄넘기는 하루20~30분간 1000회 이상이 적당하다. 스트레칭도 효과적이다. 팔 굽혀 펴기나 턱걸이, 아령, 윗몸 일으키기 같은 근력운동도 적당히 함께해야 한다.

 성조숙증 조짐이 보일 때는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최근 천연 약재로 만든 한약으로도 성호르몬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하이키한의원은 2005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8년간 성조숙증으로 병원에 와 1년 이상 치료한 764명을 비교 연구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천연 약제로 제조한 한약이 성호르몬 진행을 늦추고 키 성장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진쑥·율무·강황을 비롯한 10여 종의 약재와 자체 개발한 성장 촉진 신물질을 함께 처방한 조경성장탕으로 치료했다. 여아는 치료 전 여성호르몬 E2(Estradiol)이 18.53pg/㎖에서 치료 후엔 32.12pg/㎖로 증가했다. 난포자극호르몬(FSH)은 3.06mIU/㎖에서 4.25mIU/㎖로 1.19mIU/㎖가늘었고, 황체형성호르몬(LH)은 0.91mIU/㎖에서 3.11mIU/㎖로 2.2mIU/㎖가 증가해 초경 진행 속도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80% 정도 더뎠다. 덕분에 초경을 1년 이상 늦추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남아의 경우 남성호르몬(Testosterone)은 0.91ng/㎖에서 2.3ng/㎖로 증가했고, 성장호르몬IGF-1은 323.3ng/㎖에서 426ng/㎖로 31.8% 늘었다. 키는 연평균 8.6㎝ 자랐다. 남아에겐 성호르몬을 억제하기보다는 진행을 느리게 하면서 성장치료가 병행됐다.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원장은 “비만이 아닌 마른 체형 아이들에게도 성조숙증이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체질에 따라 맞춤치료를 잘 하면 천연 약재의 한약으로도 초경을 지연시키면서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 키를 자라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조숙증 치료가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

1. 뼈나이가 2세 이상 앞서갈 때
2. 키 130㎝ 무렵에 사춘기가 시작되거나 예측 최종키가 150㎝ 미만일 때
3. 사춘기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른 경우
4. 이른 사춘기로 인해 정서적·심리적 문제가 있을 때

성조숙증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경우

1. 비만일 때
2. 부모의 키가 작은 경우(어머니 152㎝ 이하, 아버지 164㎝ 이하)
3. 지방이 많거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즐기는 경우
4.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거나 환경호르몬에 빈번히 노출될 경우
5.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6. TV 시청과 인터넷 게임 등으로 시각적인 자극을 자주 받을 경우
7. 생활이 불규칙하고 늦게 자는 경우
8. 체중 미달로 태어났거나 모유를 먹지 못한 경우

<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하이키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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