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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전용」에붙이는 논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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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글 문제를 중심으로한 언어정책이 아무런과학적 조사와 연구의 뒷받침도없이 상식논이나학문적인 태도에서 결정지을 수는 없는 것이다.더구나 이것을 정부에서행정력을 가지고 강행한다면 이러한 졸속주의가민족문화의 발전에 급속한 후퇴를 가져올 것이뚜렷하기에 한글날에즈음하여다시소신을펴려한다.
한글창제의 공형자 세종대왕은 민족영속의 존중의 상징임에 이논이있을 수 없다.그러나 흔히 세종대왕을 성실하게연구하지도않고 세종대왕이 한자일두를 뜻하신것으로 왜곡화하는 놀라마지 않는다. 세종대왕은 진정으로 문화전반을 통찰하신 분이어서 오늘날일부에서 말하는 그러한편협하신 문화론을 가지신분이 아니다. 그분의 학문은 「경학위본」 이라고주장하시고 또 「경학위체」요 「사학위용」 이라고 강조하신 분이다.그리고집현전학사에게 과하신 연구과제를 보아도 알 일이나 세종대왕은 그 사수·충상에서 보아 차원높은 문화상과 실천력을 가진분이다.
정부는 지금 고문헌의 국사를 추진하고있다.이것은 좋은 사업인데,그렇다고 이것으로 한글전용에서 오는 문화적상점을 메울수는 없다.번역에 종사하는 분이 대체로 70세넘는노인들이며 해마다 그 요인이 중어가는것으로 장래가심상치않음을 예측할수있다.이것으로 학문의 저하가 막아진다는 것은 기대할수없으며 학문에서는 원전을상대로 함이 원칙이기로,대중에게 보급으로는구실을 다할것이다.
다음에 일반언어생활에서 한글사용이 어느이점을 가져오는 것은 사실이다.「속리산」은 몰라도 「속리산」은 읽을 계층이 많기로,그러나, 그 「속리산」 가 「속계를떠난다」 는 뜻은 멀지않아 국민에게서 이해되지않을것이다. 그렇게 되면이의 철학성,문학성이 약화될것이고, 그 「속리」는 식별의 기호로만 의식되어 언어의 의미에서 전통의재보가 우리에게서 사라질것이다.나아가서 「속리」 로 씀이어렵고 「속리」 로 쓰지않을수없게된다.
「오정」 역이 「오정」 으로만 씌어도 용무는 다할수 었으나, 그문학성은 의식할수 없게 된다. 「율곡」 「약천」 「화담」 「고봉」 이란 아호는 존재가하가 없어지고 「이 황」「이 이」 「이 익」 의사상인물이 새세대의 머리에 뚜렷이 반발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다.여기서 결과되는 것은 문화적 전통의 상실이다.따라서 역사를 주도한 졸속주의는 참으로 위험한 것이 되리라고 하겠다.
한자는 국어의현실에서(한자어가 전어구에50%이상인것) 청소년에게조상·창의의 훈련을 하는구실을 지니고 있더다. 개념의 정확,사내의 심화,창의적인 조어등 문화적전통을 유지하게하는데,이제 과학적인 조사나연구없이 협자를 일시에제거하면 「한글」 만으로 용무는 다하게 되나,그러나 문화어를 「아프리카」의 미개어와 같은 십선로 낮추는 것이 될듯하여 여기 재로와 반성을 촉구 하는 바이다.문화어란 일상생활에서 일조만을 다함이 일적이 아니다.문학성.철학성을 지니고 문화창조의 깊이를 이룩할 수 있는 언어 이어야 한다.우리는 한자.한자어문제와 아울러 언어정책에 대해서 장기에걸친 과학적 실험과 조사,그리고 연구를 거친뒤에 신중을 기해야 할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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