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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의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늘 요란한 남자대학가 옆에서 늘 조용한 여자대학의 학생들은 무슨「문제」를 갖고있을까. 한국행동과학연구소 성일제(검사개발연구부장) 김화중(기관개발연구부장)씨의 「여대생의 문젯점조사」, 그리고 이대 황응연교수의 「이대생의 전공에대한 적응도 검사」에서 여대생들의 「소리없는 고민」을 들어본다.
시내 여대생 5백명을 상대로 「무니·프로브램·체크리스트」를 돌렸던 한국행동과학연구소는 여대생의 11가지 문젯거리가 ①사교·오락(16·1%) ②직업·장래(11·1%) ③강의·교육과정(10·7%) ④개인심리적응(10%) ⑤사회관계적응(9·9%) ⑥대학과정적응(9·6%) ⑦도덕·종교(9·2%) ⑧신체·건강(8%) ⑨가정·가족 (5·7%) ⑩연애·결혼·성(5·3%) ⑪생계·부직(5%)의 순서라고 밝혔다.
이 구체적인 내용을 순서대로 들여다보면 ⓛ사교생활이 너무 적고 「에티케트」, 음악, 미술등 교양을 높일 기회가 없다. ②전과나 전학을 하고싶고 내가 성공 할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③수업이 고등학교 같고 싫은 강의를 억지로 듣는다. ④자신의 문제가 너무 많고 불쾌한 경험을 잊을 수 없다. ⑤싫은 사람이 있고 남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는지 늘 걱정이다. ⑥생활철학의 필요를 느끼며 신과 가까이 있다는 느낌을 갖고싶다 등등이다.
김화중씨는 『여대생의 가장 많은「문제」가 사교, 오락에 몰려있는 것이 자연스럽고 건전한 반응이라고 할수 있지만, 연애항목에 대한 문제가 부자연스럽게 작은 것은 솔직하지 못한 성격의 일면을 나타냈다』고 논평했다.
6가지 「패턴」에 의한 여대생의 성격검사결과는 이들이 명랑성, 정서적 안정, 적응성이 가장 부족하고 가족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반면 교우관계, 대응성, 지도성에 좋은 반응을 보였는데 이것은 여대생들의 문제와 관련된 시사를 준다.
이대생 1천8백17명을 상대로 한 황교수의 전공적응도 검사에서 66·6%가 『기회만 있다면 전과를 희망한다』고 밝힌것은 놀라운 결과라고 할수 있다. 이들 전과희망자수는 체육계83%, 인문사회계63%, 자연계55%, 예능계43%의 순서. 이유는 적성에 안맞고 교과내용이 기대한 것과 다르며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등이다.
이것은 해마다 재수생이 늘고 「커트·라인」이 높아지면서 『우선 합격하고 보자』는 과 선택이 가져온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과」가 아니라 「어떤대학」에 꼭 가겠다는 여학생들 자신의 잘못된 생각에도 문제가 있지만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과를 안배하는 여고의 방침, 원서마감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가장 경쟁이 낮은과에 원서를 들이미는 학부형들의 태도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할수있다.
이런 현상 때문에 학생상담소를 찾는 여대생의 10·7%가 『전공에 대한 고민을 안고 온다』고 황교수는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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