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6)달리는흉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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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번 귀국해서 놀란 것은 고층「빌딩」 이 서고 도로가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고도 놀랐지만, 서울 시내에자동차와 사람이 많아진데는 더욱 놀랐다.
국외에서 상상하던 이상의 과밀한 교통량은 또한 많은 사고를 일으키는성싶다.
시가중심지의 보행잔느 교통규칙을 준수하여 지하도와 인도교를 통행하므로 인명 피핸느 적은것같으나 변두리 교외지대의 사고는 운전사의 부주의에 의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번 고속도로를 오산까지 달린 일이 있는데 한산한 길이었으며 오산까지의 불과 몇십㎞밖에 안된느데도 무려 다섯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난 것을 보고 또한번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자동차 사고의 대부분이 과속에 의한 것이며 큰 사고일수록 한산한 넓은 길에서 많이 발생한다.
방심하고 속도를 내기 때문이다. 며칠전 일본에서 대학을나온 아가씨한사람이 KAL에서 모집하는 「스튜어디스」에 뽑혀, 김포로 훈련을 받으려고 나가던 첫날에 도로가운데 녹지대의 안전지대에 있어는데도 과속 「택시」 가 들이받아 아까운 목숨을 앗아갔다는 얘기를 들은일도있다.
서울의 심장부 명동국립극장앞길은 「유네스코」회관의 주차장인지 공로인지를 분간할수없다. 이지역안에 산재하는 「빌딩」 의 자가용만한해서 통행을 허락한다지만, 어쨌든 이지역의 혼잡 만으로도 우리나라 교통행정의 무질서함을 단적으로 나타내는듯했다.
도로횡단에 있어서 사람우선의 규칙은 철저히 지켜져야 할 것이다. 국외에서 온 사람들은 으레 차가 멈출줄알고 그앞을 지나가려면 어림 없다는 듯이 「홱」 하고차가 먼저 앞질러 지나는 통에 놀라곤한다. 내년봄에 일본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모여드는 관광객을 우리나라까지 유치하려고 당국은 단단히 벼르고 있는데 당국과 운전사들은 우선 교통질서만이라도 확립해주었으면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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