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0%, 연금으로 살다 무일푼으로 죽을 것"

미주중앙

입력

최근 수 년 동안 이어진 장기불황에 노년층이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인의 절반은 소셜시큐리티 연금에 의존해 살다가 재산 한 푼 없이 죽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왔다.

17일 LA타임스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장기화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노년층에 미친 영향이 크다고 보도했다.

또 고령화, 연금제도 변경, 자산 감소 등의 문제가 노년층의 은퇴 후 삶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은퇴자협회(AARP)가 아스펜 연구소 주최로 지난주 열렸던 재정보장서밋에서 공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2007년~2010년 사이, 75세 이상 연령층은 가구 자산 3분의 1, 순 자산의 6분의 1을 잃었다. 2008년 금융위기의 후유증 때문이다. 이들 연령층의 타격이 특히 컸던 이유는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에 비해 자산 감소분을 만회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75세 이상 연령층은 이 기간 크레딧카드 빚도 늘었다. 2007년 이후 다른 연령층은 크레딧카드 빚을 줄인데 반해 75세 이상 그룹에선 오히려 빚이 늘었다. 크레딧카드 부채를 갖고 있는 75세 이상 가구 비율은 2007년 18.8%에서 2010년 21.7%로 증가했다.

65~69세 그룹의 30%는 연소득에서 소셜시큐리티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80세 이상 그룹에서는 이 비율이 60%가 넘는다.

MIT와 다트머스대, 하버드 케네디스쿨은 공동 연구를 통해 미국인의 46%가 소셜시큐리티 연금에 의존해 살다가 죽을 때 남길 수 있는 자산이 1만 달러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의료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자원이 없어 경제적 여건 뿐만 아니라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ARP는 "이전까지는 연금제도가 직원의 소득을 기반으로 일정액을 납부하면 나중에 받는 고정적인 연금액이 보장됐으나 최근에는 직원의 부담금에 따라 연금 액수가 달라지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며 "여기에 저축이나 은퇴 후 수입과 자산 유지 등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 이가 적은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