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우리밀 … 군 급식용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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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연생산량이 3만~4만t에 불과한 국산 밀이 소비처를 찾지 못해 남아돌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산 밀을 소주 주정(酒精)용이나 군부대 급식용으로 돌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8일부터 국산 밀가루 소비 활성화를 위해 국군장병에 ‘우리 밀’ 급식을 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건빵과 짜장면·냉면 등 6개 품목에 국산 밀가루 1470t을 쓰겠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밀(3만7000t)로 만들 수 있는 밀가루 2만6650t의 5.5%에 해당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국산 밀 소비는 연 2만5000~3만t 정도”라며 “지난 수년간 소비되지 못해 쌓인 밀 재고량 때문에 올 1월부터 3만t 가량을 소주 주정용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산 밀이 남아도는 이유는 수입 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 때문이다. 국산 밀은 원맥 기준으로 ㎏당 900원이지만 관세를 물고 통관된 수입 밀은 350원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산 밀가루는 생협 등을 통해 일부만 소비자에게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전체 밀 소비에서 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08년부터 식량안보 차원에서 농가에 밀·보리 등의 식량작물 생산을 권유해 왔다. 문제는 늘어나기 시작한 생산량만큼 소비처가 확보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세종=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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