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부부가 잡은 「20대」도동 무장간첩 둘 생포경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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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에 침투했던 이들은 같은 나이 또래의 부부등에게 꼬리가 잡혔다.
지난말27일 하오6시20쯤『간첩들이 비빔냉면을 먹고있어요』-아기를 업은 이모여인 (22) 이 서울 도동파출소에 달려와 신고했다.
이여인이 가리키는 식당은 파출소에서 20m밖에안떨어진 ××식당(도동).
이식당안에서 이여인의 남편 허모씨 (24) 는 간철들을 꾀어 같이 식사하고있었다.
송철웅경사 (47) 범희정순경 (33) 김춘배순경 (33) 등3명은 식당을 포위했다.
유도 3단인 김순경이뛰어들며 우선 몸집이 큰한을 업어치기로 메어치자 송소장과 범순경은 작은 조의 멱살을 누르고 수갑을채웠다.
눈깜짝할 사이의 기습작전은 완전성공.
파출소에 끌려온 한과 조는 『사람 잘못봤다』고 버티었으나 허씨방에 숨겨둔 「백」속에서 권총·무전기· 암호문서가 나오자 고개를 떨구었다.
허씨는 의정부에서 철물장사에 완전 실패하고 7월20일 살길을 찾아 부인과 아들을 데리고 서울로왔다.
24일 서울역3등대합실에앉아있을때 낮선 작업복차림의 두청년이 어깨를툭쳤다.
「우리는 부산서 구두를 닦다가 돈을벌려고서울에 왔는데 친구가되자』고 제의해왔다.
두청년은 임진강건너 모미군부 PX에서 시계를 사다가 팔면 수지가 맞는 다는데 같이 일하자고하여 허씨도 귀가 솔깃해 따라나섰다.
남산밤 10원짜리 냉차석잔을 마시고 빳빳한 1백원짜리를 낸 이들은 70원 거스를 받을생각을안했다.
이들은 전남장성읍앞산에돈을 뭍어 놓았는데 같이 캐러가자고 말했다.
25일 기차를 타고 새사람은 장성에갔다.
두청년은 산중턱에서 흙을 파더니 고무종이로 세겹이나싼 뭉치2개를 파냈다.
빳빳한 5백원권 10만원이 나왔다.
또 땅을 팠다.
큰고무포장속에서 「백」 이 나왔다.
이것만은 보여주질 않았다.
물속에 들어가도 꺼떡없이 잘포장된속에서나온 새지폐뭉치-.
허씨는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6일 허씨는 밤차를 타고서 서울로올때 두청년이 조는 틈을타 「백」 을 만져보았다.
「백」 속에는 권총이 들어있었다.
간첩이 틀림없었다.
허씨는 서울로 돌아와 3만5천원을 받고 28일아침임진강을 향해떠나기로 했었다.
27일엔 『부인과 넷이서 외식을하자』 면서 파출소근처 식당으로 유인, 부인에게 소화제를 사오라고 두눈을꿈쩍했다.
『일이 잘못되어 이들을따라 임진강쪽으로 갔으면 북으로 끌려갈뻔했다』 고 허씨는 아찔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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