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왕정부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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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왕없는왕국」 으로 꼬박 30년간 「프란시스코·프랑코」 독재치하에 있던 「스페인」이 왕정체제로 복귀하게되었다. 「프랑코」 총통(76) 은 22일 왕가후계인 「환·카룰로스」 공(31)을 그의 후계자겸 장차의 「스페인」 왕으로지명, 의회도 이를 승인했다. 따라서 「카롤로스」공은 「프랑코」 총통이죽거나물러난다음「스페언」의 왕위에올라 폐지된 군주제가 38년만에 부활케 되는 것이다.
1469년「페르디난드」2세가 주권을 확립한후 15세기후반기 「이사벨라」여왕때 식민제국으로 세력을 떨치던 「스페인」 이 영·불·화란등 여러나라의 전쟁에서 패하자주정은 서서히 쇠퇴하기시작했고 1931년「스페인」은 왕제를 폐지하고 공화제를 선포했었다.
「스페인」도 공화제초기에인민전선이 집권했으나「프랑코」의 우익이 반란을 일으켜 39년「프랑코」 독재정권이 수립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프랑코」총통은 47년헌법을 개정, 자신이 종신국가원수로 군림하기로결정하고 왕위계승법을 만들어 그가 사망하거나 혹은 집무가 불가능한 경우에 의회에서 3분의2이상의·찬성을얻어 「스페인」왕가혈통중에서 왕을임명토록 해놓았다. 이로써 「스페인」은 왕제복첩의 터전이 마련되었으나「프랑코」의 시대에역행하는 독재는 그치지않아 이에따른 국내의 반독재,반정부활동은 고조되었고 국제사회의 비난은 더해갔다.
이에 「프랑코」총통은 지난66년 입헌군주제를 골자로하는 국가기본법 (헌법) 을제정, 원수와 수상직을 분리시키고 국교가「가콜릭」 이었으나 신앙의 자유를 인정하는 종교의 자유화법을 만들었으며 언론의 자유를대폭 인정하는 새신문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아직 정당을금지하고 일당독재로 전체주의색채가 강한 「스페인」의 정치형태는 명목상의 입헌군주제이고 실질적으로는독재체제에 머무르고 있다. 이와같은 독재제는 앞으로도 얼마간계속될것같다.
국가기본법을 보면 「스페인」왕은 30세의 「가톨릭」신자로 왕가혈통이어야 된다고 규정되어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프랑코} 체제에 충성을할수있어야할 것이라는것이 일반적인관측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선출된 「스페인」의 장차의왕인 「환·카를로스」왕은 과히 영리하지도 못하다는것은 널리 알려졌으나「프랑코」 총통은 일찍부터 그를 의중의 왕으로 생각하고 있었던것같다. 「브르봉」왕가혈통으로 마지막왕이었던 「알퐁소」13세의손자인 그를「프랑코」총통은 친히 영국에까지 유학, 육사에서 교육시켰으며 국내에서도 육·해·공인3개사관학교에서 수업토록했다. 더구나 「카를로스」공이1962년 「그리스」의「스페인」공주(30)와 결혼하자 「마드리드」에 있는 궁전을 그에게주기까지했다.
말하자면 30년간이나 쌓아올린 「브랑코」 식정치교육을 「카를로스」에게시켜 그의정치적유산을그에게 물려주는 「프랑코」 총통은덤으로 죽을때까지 섭정하려는듯하다.
「카를로스」공은 아버지「돈·환」왕자 (알퐁소왕의세째아들)가 살아있는한 왕위를 계승하지않겠다고 누차 말했고, 오랜 망명생활에서 자유주의를 배우고 「스페인」 은 실질적인 입헌군주제가 돼야한다고 「환」공이 주장해온것을보면 「카를로스」 공을 「프랑코」총통이 「스페인」의 장차 왕으로 지명한 의도가 분명해질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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