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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 하나마나―추예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개헌문제에 대해 그동안 묵을 지켜온 박정희 대통령은 7일 개헌에 대한 소신천명을 요구한 전 신민당총재의 서한을 받고 이에 대한 직접적인 대답은 피하면서도『개헌이 합법절차에 따른 것이라면 적법 처리해야한다』고 신중하면서도 주목할만한 말로 그 의중을 비쳤다.
이날 유 총재의 서한은 청와대총무비서실에 접수되어 강상욱 대변인이 박 대통령에게 가져갔는데 이미 신문을 보고 그 내용을 알고있던 박 대통령은 강 대변인에게 읽어보라고 한 뒤 끝까지 이를 경청했다고.
박 대통령은 이후락 비서실장에게 개헌에 관한 헌법조항이 몇 조에 있느냐고 물었으며, 『내가 하는 말에 대한 발표는 대변인이 알아서 처리하라』고 일렀다는 것.
강 대변인은 이 지시에 따라 발표문을 읽은 뒤 『유 총재의 서한이 공개적인 것이기 때문에 대답도 그런 형식을 취했으며 따로 답신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여야합의에 따라 추경예산안에 대한 재심사를 진행해온 국회예결위는 3일간의 심사를 끝내고 막상 통과시키는 순간에는 신민당 측이 퇴장해버려 싱겁게도 공화당단독통과를 되풀이한 셈.
7일 밤 8시 30분부터 부별심의에 들어간 예결위는 『될 수 있는 한 간략히 하자』는 여야의 양해로 2시간 반만에 끝났으나 그때부터 시작된 야당의수정안공세에 걸려 날이 바뀌었는데 김주인 위원장은 자정이 되자마자 『7일이 끝났으므로 37차 회의를 산회합니다. 8일이 되었으므로 38차 회의를 개회합니다』고 사회봉을 연타.
신민당은 특히 내무부소관예산 중 3억 7백만원을 삭감하자는 수정안에 열을 올려 박영록 김상현 김병일 이민우 김수한 의원 등이 차례로 나와 찬성발언을 했는데 공화당은 이를 폐기하고 전번 예결위가 통과시킨 그대로를 다시 통과시켰다.
이에 앞서 조흥만 의원의 질의도중 『황종률 재무부장관이 병원엘 간다고 쪽지를 써놓고 재경위에 나가있다』고 들고일어나 한때 정회소동을 빚기도 했다.
○…국회방미 사절단은 아무래도 절름발이가 될 모양.
7일 저녁 여야총무회담에서 김영삼 신민당총무는『장경순 부의장이 단장으로 가는한 신민당은 방미사절단에 끼이지 않겠다』고 통고했으나 『이미 장부의장 앞으로 초청장이 왔으니 도저히 단장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 공화당 주장.
김택수 공화당총무는 『신민당이 정 못 가겠다면 공화당과 정우회소속 의원만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으며, 이병희 부총무는 『야당이 국내문제에 대한 자기네 입장을 미국지도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도 가는 것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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