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고속철 이번엔 본궤도 오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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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목포를 떠나 7시간17분 만에 부산 부전역에 도착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온 승객들이 플랫폼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 열차는 하루에 한 번 운행한다. [송봉근 기자]

부산·경남·광주·전남 등 남해안권이 지역구인 국회의원 23명이 ‘남해안 고속철도를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어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세미나를 여는 등 활동에 들어갔다. 남해안 고속철도 건설에 탄력이 붙을지 기대된다. 모임 대표는 이주영(새누리당·마산 합포) 의원과 주승용(민주당·여수을) 의원이 공동으로 맡았다. 이들은 “부산~목포를 2시간대로 연결하면 인적·물적 교류를 활성화해 남해안을 신성장 경제축으로 발전시키고 국민 대통합에도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경전선 부산~목포 구간에는 기차(무궁화호)가 하루에 딱 한 번밖에 다니지 않는다. 전남 목포역을 오전 9시5분에 출발해 부산 부전역에 오후 4시22분에 도착한다. 7시간17분이나 걸리니 승객이 많을 리 없다. 직선거리(두 지역 시청 기준)가 248㎞다. 노선이 훨씬 더 길지만 전 구간 고속철도가 놓인 부산~서울(325㎞·2시간36분)보다 2.7배 더 걸린다.

 부산~목포를 곧바로 잇는 철도가 없다. 부산에서 경전선을 이용해 광주 송정역까지 간 다음 호남선을 이용해 남쪽으로 내려가야 목포다. 광주를 거쳐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부산~목포 남해권역은 1000만 명 이상이 살고 천혜의 관광자원과 조선·해양·제철·화학산업 클러스터 등을 품고 있지만 철도 사각지대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며 정부는 2003년 12월 남해안 철도 고속화 사업을 착수했다. 이에 따라 순천~광양 10.9㎞ 구간과 경남 진주~마산(진례)~삼랑진 95.5㎞ 구간 복선전철을 2011년 완공했다. 진주~광양 51.5㎞ 구간은 공사 중이며, 2015년 개통할 예정이다. 진례~부산 부전 32.6㎞ 구간도 2019년 복선전철로 개통된다.

 그러나 순천부터 목포까지는 언제 개통할지 가늠도 할 수 없다. 목포(임성)~영암~해남~강진~장흥~보성 82.5㎞ 구간은 2003년 임성~영암, 장흥~장동 공구를 착공하면서 전체 구간을 2018년 완공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장흥~장동 공구 중 터널 공사와 임성~영암 공구의 터널 및 영산강 교량 기초 공사를 하다 중지했다. 공정률 5.7% 상태에서 2007년 4월 국토교통부가 시급하지 않은 사업으로 분류한 것이다. 사업비 1조3083억원 중 756억원만 투입하고 사업을 보류한 것이다. 사업 재개를 위한 300억원이 지난 5월 임시국회 추경예산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더구나 보성~순천 45㎞ 구간은 철도 건설계획조차 없다.

 이진수 부산시의원은 “부산과 목포를 철도로 연결하면 부산∼서울, 목포∼서울처럼 세로로 짜인 교통축에 남해안을 추가해 국토의 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고속철도가 놓이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부산∼광주 간 항공노선을 부산광역시 승격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남해안 철도 고속화가 끝나면 시속 250㎞로까지 달릴 수 있어 부산~목포가 2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글=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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