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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스마트폰에 뭐 달고 계세요 열쇠고리? 오늘부턴 앱세서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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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모바일 솔루션 업체인 ‘익소노스코리아’ 유성만(47) 대표의 가방에는 각종 서류뭉치와 함께 늘 블루투스 키보드, 휴대용 외장배터리가 들어있다. 잦은 외근과 지방 출장에, 야간 대학원 학생대표 등 대외활동까지 활발하게 참여하다 보니 일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장만했다. 유 대표는 “키보드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e메일을 보내거나 모바일 커뮤니티에 글을 올릴 때 걸리는 시간이 많이 짧아져 효율적”이라며 “장기간 여행을 가더라도 외장배터리로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부족으로 스마트폰 전원이 꺼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조연’ 역할에 머물렀던 스마트폰 액세서리가 다양한 기능을 장착하면서 정보기술(IT) 업계의 새로운 ‘주연’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런 액세서리를 ‘옵션’이 아닌 ‘필수’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키보드·장난감 등 폰에 없는 기능

 가장 널리 쓰이는 액세서리인 스마트폰 케이스는 단순한 보호 기능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커버 뒷면을 살짝 접어 스마트폰을 세울 수 있게 한 제품이 유행처럼 번진 데 이어 날씨·시간 같은 간단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윗부분을 투명하게 처리한 케이스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태양광 충전 배터리 팩을 부착해 충전을 해주고 물에 빠져도 끄떡없는 방수 기능을 갖춘 케이스까지 등장했다.

 문서 작성이 불편한 스마트폰도 블루투스 키보드를 장착하면 넷북으로 변신한다. 선을 따로 연결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 자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e메일을 보내거나 문서작업 등을 할 때 오타를 줄이고 입력 속도를 높여준다. 별도의 펜이 달린 ‘갤럭시 노트’와 ‘옵티머스 뷰’가 부러웠다면 ‘전자펜’이 대안이다. 종이 등에 쓰는 필기를 인식하는 기기로, 자신이 쓴 글씨와 그림을 스마트 기기에 그대로 옮길 수 있다. 동시에 2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는 대용량 외장배터리, 음악을 들으면서 통화까지 가능한 헤드셋 등도 요즘 많이 사용하는 액세서리다. IT 주변기기 업체 ‘한국벨킨’의 정윤경 마케팅부장은 “예전에는 외관을 꾸미는 데 그쳤지만 이젠 새로운 IT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제품도 소비자의 선호도와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식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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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조원 시장 … 2년 만에 4배로

 실제로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8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2445억원에 불과했던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원으로 네 배 정도 커지더니, 올해에는 1조6776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에 없는 기능까지 구현해주는 액세서리가 인기를 얻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작동하는 체중계·만보계·의료장비·운동화·시계 등이 그 예다. 앱을 이용해 이용자에게 좀 더 특별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런 액세서리를 ‘앱세서리’(앱+액세서리)라고 부른다. 앱세서리는 하드웨어 상품이 앱이라는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시장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이키가 선보인 ‘플러스 퓨얼 밴드’는 밴드를 손목에 차고 달리면 칼로리 소모량, 운동 거리, 운동 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헬스 앱세서리’다. 운동량이 적으면 빨간색 불이 깜빡이고 하루 목표 운동량을 채우면 녹색불이 반짝인다. 운동이 부족한 현대인들이 목표 운동량을 채울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개인 트레이너인 셈이다.

 앱세서리를 어린이들의 교육용 장난감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알버트’는 본체에 스마트폰을 합체한 후 앱과 연동하면 낱말이나 단어 학습, 책 읽기, 보드놀이 등 다양한 콘텐트를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레고 ‘라이프 오브 조지’는 레고 맞추기를 앱과 연동한 상품이다. 스마트폰에 나타난 이미지를 실제 레고 블록으로 조립하고, 조립을 마친 후 이를 촬영하면 성공 여부가 나타난다.

국산 브랜드 1000개, 꾸준히 성장

 각종 프레젠테이션도 앱세서리 하나면 충분하다. 여러 회사에서 선보인 스마트폰용 프레젠터는 이어폰 단자에 꽂으면 레이저 포인터로 이용할 수 있다. 페이지 넘김, 녹음, 마우스 기능까지 갖췄다. 이 밖에도 ▶스마트폰에 저장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휴대용 오디오 같은 ‘뮤직 앱세서리’ ▶별도의 카메라를 설치한 뒤 스마트폰으로 집 안을 살펴볼 수 있는 ‘홈모니터링 앱세서리’ 등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다양해지는 앱세서리가 새로운 IT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태블릿PC와 스마트워치·구글글라스 같은 새로운 스마트기기가 등장하면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스마트산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시장에는 국산 브랜드 1000여 개와 외산 브랜드 500개의 스마트폰 액세서리 제조업체가 경쟁하고 있으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주식시장에선 스마트폰과 스마트폰 부품주는 물론 액세서리 관련주가 자연스레 눈길을 끌고 있다.

 손영훈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제조 기술과 소프트웨어·서비스를 결합하면 새로운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며 “체계적인 지원을 받는다면 미국·유럽은 물론 중국·인도 등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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