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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불 「6월결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파리=이광표특파원】선거같지 않은 진짜선거, 이것이 아마「프랑스」선거의 특징일는지 모른다 .거리엔 서울의 음악회「포스터」같은 얼굴사진 중심의 선거「포스터」가 한가로이 붙어 있을뿐 조용하기 이를데 없다. 지금「파리」는 6월-. 1년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라는 요즘의「파리」엔 대낮에 거리의「카페」에 나와 모처럼의 태양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다.
새벽이면 아낙네들이 모여드는 중앙시장. 관광객들이 줄지어 들어가는「루블」박물관,「사크레·코에르」성당,「베르사유」궁전에서 선거의 기미를 찾기란 힘들다.
그러나 지난1일의 1차투표에선 78%라는 비교적 높은율을 보였고 오는 15일의 투표에서는 다소 그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하지만 역시 그들은 그 나름대로의 선택을 하리라는 것. 「드골」이 물러난「프랑스」의 앞날을 이끌고갈 지도자의 선거에 무관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공회당같은 옥내에서 후보자들은 천명단위의 청중을 앞에 놓고 연설을 하지만 정견이란 고답적인 정치이념에 치우치거나 상대방을 공격하는 극적인 것이 아니라 국제정치사회에서 「프랑스」가 취해 나아갈 길은 어떤 것인가에 치중된다.
하나의 예외는「포에르」후보. 12개의 선거공약이 조세의 경감을 비롯해서 시민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공약을 내놓았지만 별로「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와 같은 후보자들의「모터·퍼레이드」도 없고「런던」의「하이드」공원에서 보는바와 같은 흔한 연설회도 없는 대신 TV·「라디오」·신문들의 기능이 최고로 활용되고 있다.
어느 외국기자는 이번의 선거가 인물중심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정면으로 대립되는 정강을 놓고 주요 후보자가 대결하는 것이 아니라는게 이같이 보는 이유일 것이다.
「드골」의 너무나 컸던 그림자에 비해 후보자들이 보여주는「이미지」가 약한 것 같기도 하다.
「퐁피두」와「포에르」로 압축된 두명의 후보자들이 2차투표서 대결하지만「퐁피두」의당선을 예언하는 인사들이 많다. 사회당후보들의 몰락, 공산당후보의 진출이 판쳐도 대중적인 기반이 없는 정치가의 대두가 힘들다는 것을 암시한다.
「마로니에」의 신록이 6월의 태양아래 더욱 빛나는 거리를 거닐면 지정된 게시장소외의 벽보는「퐁피두」가 단연 많다. 그리고「포에르」의 얼굴이 이따금 눈에 띌 뿐 다른 후보자의 것은 드물다. 선거「포스터」를 붙이되 장수에 대한 제한은 없다 한다.
간혹 남의 벽보위에만 후보의 사진이 붙여져 있기도 하고 「퐁피두」후보의 벽보위에 화장실을 표시한 낙서가 있는것도 눈에 띈다.
1년전 5월위기의 발생지인 「파리」역「라틴·쿼터」는 요즈음은 조용하다. 바야흐로 계절은 이제부터「바캉스」가 절경에 달한다.
15일의 선거가 지나면 맑고 푸른곳을 찾아 대부분의 시민이 휴가를 떠나는 7, 8월이 앞으로 닥쳐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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