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 각료 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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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의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한미 국방 각료 회의가 3일 국방부에서 개막된다. 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일 「데이비드·패커드」 미국방 차관 일행이 내한했으며 우리는 우선 그들의 방한을 충심으로 환영하는 동시에 이번 한-미 국방 각료 회의의 다대한 성과를 기대하여 마지않는다.
주지되어 있듯이 한-미 국방 각료 회의는 양국 상호의 이익과 공동 관심사인 방위와 안전에 관한 사항을 토의하게 돼 있다. 이번 회의는 작년 5월 28일 제1차 「워싱턴」 회의에 뒤이어 개최되는 것으로서 특히 이번 제 2차 서울 회의에서는 한국의 장기적인 국방 계획에 따라 ①한국군의 장비 개선과 부족 장비 도입 ②M16소화기 등 군수 공장 설립 ③대간첩 장비와 예비군 전력 강화 문제를 비롯해서, 그밖에 월남전 종전 대책과 충승 기지의 반환 문제에 따른 극동 정세와 동안보 문제가 광범하게 논의될 것이다.
우리는 이틀 동안에 걸친 제2차 한-미 국방 각료 회의와 더불어 현하 국군에 절실히 요청되는 육·해·공·해병대 장비의 증가와 개선, 그리고 소화기 등의 자체 보급을 위한 군수 공장 설치를 위한 미국의 군원 강화와 더 한층의 협조가 확약되기를 바라지 않을 수 없다. 또 월남 종전 대책에서는 철군 문제 등 전반적인 문제에 걸쳐 한국측 주장이 반영되어야 할 것이며 충승 반환 문제에 있어서는 동 반환이 한국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철저한 대비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국군의 장비 현대화라고 하지만 그것은 북괴의 도발에 직면해서 그것을 효과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족 장비의 공급과 노후 장비의 교체가 불가피하다. 국방 개념의 발전적인 변용에 따른 자주국방의 장기적인 계획을 위해서 최소한도 소화기는 국내 생산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미국은 한국군의 장비 현대화 문제에 있어서 ①한국에서 군비경쟁을 자극할 지도 모른다는점 ②미국의 방위 부담을 더하게 한다는 점 ③한국이 공격적으로 나아갈지도 모른다는 점을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북괴보다도 우월한 장비를 갖추지 않고서는 북괴의 도발을 저지할 수 없으며 전쟁을 사전에 억지할 수도 없을 것이다.
국방과 안보를 위해서는 문제가 확대되기 전에 대비한다는 것이 그 요체가 되어 있다. 지금 대비한 다는 것은 사태가 전개되었을 때보다 훨씬 쉬운 것이며 후일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국방과 안보는 북괴의 노골화한 도발에 직면해서 지금 갖출 것을 시급히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이번 한-미 국방 각료 회의와 더불어 우리는 한국군에 절실히 필요한 제반 문제가 기탄 없이 토의될 것은 물론, 한국의 국방과 안보가 더 한층 강화 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처가 마련되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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