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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공사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7일 알려진 바에 의하면 문공부는 KBS의 방송공사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방송공사는
일본의 방송협회(NHK)와 같은 성격의 것이 될 것이며, 정부관리업체로 하여 민간의 참여를
크게 받아들일 것이라 한다. 국영방송을 정부에서 독립시켜 방송공사로 하는 것은 시청자
위주의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극히 적절한 구상이라고 생각되며 그것이 하루속히 실현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KBS와 KBS-TV는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이 나라의 방송시설이다. 관영방송이 ㅡ반적으로 부진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첫째로는 정부시책의 선전매체라고만 보고있는
국민의 인식을 들 수 있을 것이고, 둘째로는 관료조직에 의한 운영때문에 실무자나 기술자의 처우가 나빠 능율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지 못하며 창의성이 존중되지 않고, 셋째로는
「프로」의 편성에 자칫하면 정치적인 용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반면, 민영방송은 민영방송대로 「스폰서」로부터의 압력 때문에 저속한 「프로」만 만들어 시청자에게 영합하고 상업주의로 흘러 국민을 우롱할 위험성이 없지 않다.
관영방송을 정치권력에서 해방시키고 민영방송울 상업주의에서 독립시키기 위해서는 관영방송의 공영화가 시급한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방질공사가 생겨 시청자를 위한 교육적
계호적 방송을 위주로 하고, 국민과 국회의 비판을 받아들여 「프로」를 편성하는 경우 많은 시청자를 갖게 될 것이고, 민영방송도 시청자를 뺏기지 않기 위하여 자연히 질을 향상시키게 될 것이며, 이로써 국민과 시청자에게 봉사만을 위한 방송의 가능성이 열리게 되리라고 생각된다.
선진국가에서는 관영방송이라는 것은 인정되고 있지 않다. 영국의 BBC나 왈본의 NHK나
미국의 NET, 독일의 제일TV등이 모두 공공의 복지를 위하여 국가에서 상당한 재정적원조를 받되 정부에서 독립하여「프로」를 편성방송하고 있으며 타상업방송에 비하여 월등히 많은 시청자를 갖고 있다. 이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가지고 오로지 국민의 복리만을 위하여 방송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문공부는 방송공사의 설립에 있어서 일본 NHK의 운영방식을 삼고로 할 의향인 것 같다.일본의 방송법은 일본방송협회(NHK)를 규정하고 있는데, 협회는 교육·문화·과학·산업·기타 분야의 공평한 대표자에 의한 경영위원회에 의하여 관리하게 하고 있다. 경영위원회위원은 『공공의 복지에 관하여 공정한 판단을 할 수가 있고 넓은 경험과 지식을 가진 자 중에서 양원의 동의를 얻어 내각총리대신이 임명』하도록 하고 있는데 정치적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12명의 위원중 동일정당소속위원이 4명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영국의 BBC, 기타 각국의 방송협회도 NHK와 같은 정치적중립성이 보장될 기구를 갖추고 있다. 그러기에 NHK나 BBC나 NET등은 세계적으로 정평있는 방송으로 시청솔도 가장 높고 국민문화향상에도 다대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선진국과 같이 광고없이 시청료만으로써 운영되는 방송이 행해지고, 국민문화향상과 정부시책의 올바른 홍보를 행하기 위하여서는 국협방송의 공사화가 시급히 단항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문공부당국의 방송공사안이 민간방송의 건전화를 위하여서도
필요한 자극이 될 것을 믿으며 공사법안이 작성되어 70회 임시국회에서 통과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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