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야오위의 대실수 흑145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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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바둑오픈 준결승 제2국
[제9보 (143~163)]
白·중국 王 磊 8단 | 黑·중국 胡 耀 宇 7단

세불리한 왕레이8단이 백△로 급습해 최후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의 눈빛은 붉게 충혈되어 긴박감이 저절로 전해져온다.

후야오위의 이마는 TV용 조명으로 인해 번들거리고 있다. 그 역시 진땀을 쏟아내고 있다.

143 막고 144 뻗었을 때가 중대한 고비였다. 후야오위는 문득 145로 이었는데 이 수가 엄청난 실수일 줄은 당시는 까맣게 몰랐다. 145를 본 왕레이는 노타임으로 146 달려든다.

149로 틀어막았으나 150이 굉장한 호착. 귀는 이 한 수로 방어막이 깨끗하게 쳐져 더이상 아무것도 노릴 수 없게 됐다.

흑은 집모양을 다 날리고 껍데기만 차지한채 쫓기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145는 '참고도1'처럼 귀를 막아 근거를 차지하는 게 무엇보다 긴요했다.

백이 2로 뚫고나와 4로 끊는 것은 흑9가 선수여서 13에 이르러 백이 잡히게 된다.

그러므로 백은 '참고도 2'처럼 꼬리를 끊을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흑2로 이은 다음 4로 끊어가는 맥점이 있어 백은 두점을 잡고 크게 당하게 된다.

그나마 선수를 잡아 157의 큰 곳을 차지한 것이 불행 중 다행.본시 부자였던지라 흑은 이것으로도 우세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그 차이는 아주 미세해지고 말았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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