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살인 강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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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7일 상오 2시25분쯤 서울 서대문구 교북동 4의100 최순자 여인 (32·무교동 S「바」 여급) 집에 검은색 신사복 차림의 30대 남자 1명이 침입, 건넌방에서 잠자던 최 여인의 언니 최기경 여인 (41)의 왼쪽가슴과 목 등 네군데를 예리한 칼로 찔러 죽이고 안방에 있던 동생 순자 여인의 가슴을 찔러 증상을 입힌 후 현금 1만8천원과 76만6천86원이 예금된 통장 (상업은행 독립문 지점 발행) 및 도장을 뺏어 달아났다.
서대문적십자 병원 201호실에 입원중인 최 여인 말에 의하면 이날 새벽 마루의 유리문이 깨지는 소리가나 잠을 깨는 순간 괴한이 자기 방으로 들어와 왼쪽 가슴을 칼로 찔렀다.
최 여인이 누구냐고 아우성치며 불을 켜자 괴한은 『돈 돈 돈』하며 손을 내밀었다.
최 여인은 장롱 속에 있던 현금 1만8천원을 꺼내주고 이것 밖에 없다고 하자 더 달라고 요구하여 76만원이 든 통장과 도장을 내주었다.
범인은 이것을 들고 현관으로 나가려다가 건넌방에 있던 언니가 『불이야!』하고 소리치자 덤벼들어 목·가슴 등을 네 군데나 마구 찔러 죽이고 달아났다.
죽은 최 여인은 C일보 부산지사 임모 기자의 부인으로 지난 4월22일 동생 최 여인이 『이제는 술집 나가는 것을 그만두고 다방이나 차려야겠으니 집을 볼 겸 올라 오라』하여 충남 예산에서 상경했었다.
경찰은 우선 최 여인 집 안방과 건넌방에 괴한과 다툰 흔적이 없고 평소 최순자 여인이 남자 관계가 복잡한 점, 범인이 현관문 이외 다른 곳으로 침입한 흔적이 없는 점에 착안, 범인이 열어준 현관문으로 들어와 시비 끝에 범행을 한 치정 살인이 아닌가 보고 수사를 펴고있다.
최순자 여인은 지난 4월20일 교북동107 이희태씨 (50) 집을 6백70만원에 사기로 계약, 1백만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오는 20일 중도금 1백만원을 내기로 돼 있어 경찰은 최 여인의 집에 현금이 있을 것을 눈치챈 자의 범행이 아닌 가도 보고 수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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