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미감아 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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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울시 교위가 이른바 미감아들을 분리교육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를 읽고 놀랐다. 미감아란 나환자들에게서 출생된 자녀들을 지칭하는 말인데 과학적으로는 나환자들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 건강인을 지칭함이다. 이러한 의미에서는 나병이 농후하게 유행하는 경남, 호남지방에 사는 혹은 살아온 사람들은 거의가 미감아 출신 혹은 미감아라고 말할수 있겠다. 나병은 이제 낫게 할 수 있다. 특히 그 병이 병균에대한 접촉 전염이고 유전이 아니라는 사실이확실히 되고 더욱이 그 접촉자들을 예방법으로 효과적으로 나병으로부터 보호할수 있다는 사실이 세계학계에 알려진 이래 나병의 모습은 달라졌다. 즉 나환자를 강제 격리하던 것은자택에 머무르면서 외래에서 치료하는 것과 그 접촉자(소위 미감아및 가족)들에게 나병예방 처치를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나병 농후지대의 이병율은 인구 1천명에 3이다. 미감아들에게 예방처치를 한후에 나병이 발병할 율은 이것의 몇분의 1밖에 안된다. 예방처치를 하지않는 일반인의 자녀들간에서 나병이 발병할 위험성이 예방처치를 받은 나병환자 자녀들간에서 나병이 발병할 위험성보다 더욱 높다고 말할수 있다. 이것은 이론이 아니라 사실이 그러하다. 나환자들의 자녀는 그 부모 혹은 자신들이 가지는 뼈저린 체험을 통해서 만일에 발병을 해도 곧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게 되어 남에게 전염을 가져올 만큼 병을 악화시키지 않는데 반해서 일반인의 자녀들은 역시 나병에 대한 상식이 없어 진단이 늦고 치료가 늦어 남에게 전염도하고 흉측한 불구도 가지기 쉽다.
더우기 현재 이 아이들의 부모는 나병치유자들이여서 그들 자신은 정부 책임아래 나협회, 나학회등의 협조와 나병전문가들에 의해서 계속 감시되고 적절한 처치가 된 것으로 안다. 국가나 그가 보장하는 기술자가 세계학계에서 인정하는『예방처치』를 시행했는가 또한 계속해서 발병유무를 감시하고 있느냐 하는 가능하고 타당한 방법을 쓰고 있느냐 그것만이 문제다.
이러한 가능한 방법이 있는데도 덮어놓고 격리하는 것은 전 근대적이고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이란 이런 경우에 적용될 수 없다. 사회적으로 볼 때 이러한 불합리한 낙인아래 어떠한 집단을 기를 때 이 아이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사회악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는 것 밖에 없다. 나병이나 미감아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들의 조국을 재건함에 있어 가능한 합리적인 모든 지식을 동원하여 채택할 아량이 있어야 되겠다. 시교육위원회든 누구든간에 이러한 문제들의 결정권자들은 미망적인 의견만 듣지 말고 전문가들의 과학적인 의견과 과학적 사실을 이해하려고 노력해 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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