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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은행상의 확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24일부터 3일간 열렸던 시은주주총회는 대폭적인 인사경질을 단항하고 그 막을 내렸다.
24명의 임원 개·보선이 있었던 이번 주주총회는 세사람의 은행장을 경질했고 세사람의 전무를 각각 신임은행장으로 선임했을 뿐만 아니라 이사·감사를 대폭적으로 승진기용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로써 정체했던 시은의 인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할 것이며 보다 박력있고 참신한 경영의 계기를 얻었다 할 것이다.
오늘의 시은경영은 각종 정책적인 제약때문에 자율성을 침해받고 있으며, 정치·경제적 여건상의 애로때문에 많은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된 사실이라 하겠으나, 그런 애로 속에서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수년전만 하더라도 시은총예금은 5백억원선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오늘에 있어서는 근 3천억원선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있음을 볼때 시은이 내자 동원에 기여한 바는 실로 막중한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비약적인 업적성장은 그 공을 전임자들의 공적에 그 일부를 귀속시켜도 결코 지나친바 없다 할 것이기에 퇴임한 임·직원의 노고를 우선 치하하는 바이다.
그러나 인사의 정체는 곧 기업으로서의 은행의 정체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장기 연임의 폐단이 일기 쉬운 것은 사실이라 할 것이다. 때문에 비록 전임자들의 공적이 높다 하더라도 새로운 경영상의 쇄신정책을 위해 어떤 의미에는 인사교류 내지 교체가 불가피했던 것도 사실이었으며 이점 재무부의 용단은 가상할만한 것이라 할 것이다.
이제 인사쇄신을 얻은 시은으로서는 새로운 기풍의 조성과 개성적이고 창의적인 경영을 다짐할 단계에 왔다할 것이다. 누적된 모순을 시급히 해소하기 위해 보다 개혁적인 경영개선이 아쉬운 것이며, 시은 고유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야 할줄로 안다.
우선, 행내 인사문제를 조화시키는 것이 신임 경영층으로서는 당면한 과제라 할 것이다. 고위인사의 은행간 교류가 빈번한 실정에서 자칫 잘못하면 인사가 파벌성을 띠기 쉬운 것이나, 그렇게되면 인적단합이 불가능하고 때문에 고질적인 병폐를 유발하기 쉬움을 간과해서는 아니될 것이다.
둘째 금융업무의 정화를 서둘러야할 것이다. 계수의 공신력을 저해하는 행위, 예대에 있어서의 과당경쟁, 부패행위 등 시정되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셋째, 금리현실화 후에 실질적으로 누적된 적자요소를 시급히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금융질서나 제도 및 금리체계개선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세를 갖추어야할 것이다.
넷째, 연체·대불 등 금융상의 허점을 시정하기 위해 금융기관은 고유의 여신척도를 확립하기 바란다. 불건전대출은 필연적으로 연체대불로 귀결된다는 평범한 원리를 고수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끝으로 시은은 보다 대중과 밀착할 수 있는 경영을 해야할 것이다. 금융이 대중적 기반을 확고히 하지 못할때 금융기관의 발전은 스스로 제약되는 것이다. 뿐만아니라 사회와의 위화감을 조성시켜 대중과 유리되어 가는 모순을 갖게되는 것이다. 요컨대 이번 인사가 새로운 은행상의 확립을 위한 계기가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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