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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시험용 달 궤도선 쏘고 2020년 한국 발사체로 달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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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020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힌 달 탐사 계획의 밑그림이 나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과의 국제 협력을 통해 2017년 시험용 궤도선(시험선)을 발사하고, 이를 토대로 2020년 본 궤도선과 무인 착륙선을 자력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착륙선에는 원자력전지로 움직이는 로버(탐사 로봇)가 실린다. 지상국과 탐사선·로버는 우주인터넷으로 연결하게 된다. 한국형 달 탐사 기획연구 책임자인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정책연구보고서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제출했다고 30일 밝혔다. 항우연은 이번 주 중 이 보고서를 미래창조과학부에 낼 예정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NASA와의 협력은 한국 탐사선에 NASA의 우주 관측·기술검증 장비를 실어주는 대신 기술 지원·자문을 받는 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돈을 주고 러시아에서 발사체 1단을 통째로 사온 나로호(KSLV-1) 개발 때와는 다른 방식이다. 이 교수는 이와 관련, “NASA 에임즈연구센터(ARC)와 시험선 공동설계를 추진키로 했다”고 말했다. 미래부 문해주 우주원자력정책관도 “10월까지 ARC와 협약을 맺는 방안을 제안받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 5월 말 항우연·미래부 관계자와 함께 NASA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달 중엔 김승조 항우연 원장이 협력방안 논의를 위해 NASA를 방문한다.

 ARC는 소형 시험선을 미국 발사체로 쏠 경우 비용 일부를 부담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달 탐사선 본선은 2019년까지 개발할 한국형발사체(KSLV-2)로 발사된다. 하지만 그 전에 쏘는 시험선은 외국 발사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당초 달 궤도선은 2023년, 착륙선은 2025년까지 개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가 펄럭이게 하겠다”고 하면서 일정이 당겨지게 됐다. 항우연 주광혁 달탐사기반연구팀장은 “적절한 예산·인력만 지원된다면 기술적으로는 일정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다. 이 교수는 달 탐사 사업비를 “5000억원 안쪽”으로 추산했다. 탐사선을 싣고 갈 KSLV-2 개발비(2021년 기준 1조5449억원)는 별도다. 그나마 달 탐사 일정에 맞춰 KSLV-2 개발을 2년 앞당기려면 예산이 더 필요해 현재 관련 절차(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일정도 빠듯하다. 미래부는 하반기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때 추가로 내야 하는 경제성 분석 보고서는 10월 말에나 나온다. 미래부 고서곤 과장은 “본격적인 사업은 2015년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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