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에 첫 시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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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해군의 정찰기 4발EC121기가 15일하오 동해에서 실종된 사건은 하늘의 「푸에블로」호 사건으로서 중시하지 않을수 없다.
가장 중시되어야 할점은 정찰기가 공해상공에서 격추되었다는데 있는 것이다.
미국방성은 성명에서 『청진남 1백52㎞지점에서 연락두절 되었으며 이 정찰기는 북괴영공을 90㎞이내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엄명이 내려져 있다』는 것이고 또 현재 진행중인 수색작전에서 정찰기 잔해를 16일상오 청진남동쪽1백60킬로 지점에서 발견한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논증는 북괴의 발표문에서도 알 수 있다. 평양방송은 미군정찰기1대를 『추격』격추 했다고 말하여 추격은 곧 「영공밖에서」를 뜻하는것으로서이렇게볼때 북괴는 명백히공해상공에서 또다시 해적적만행을자행한것이다.
「닉슨」대통령은 새벽잠에서 깨어나 곧 정부수뇌들과 공화당지도자들을 모아 대책을 협의하고 16일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하는등 「워싱턴」과 동경 그리고 서울을 잇는 3각방위「라인」은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
그러나 「닉슨」은 이날 긴급회의에서 현재의 단계로서는 사건진상을 파악하는데 힘쓸것이며 그뒤에 어떤 손을 쓸것이라고 말한후 공화당지도자들에게도 진상이 나타날때까지 대외적발언을 조심하도록 당부했다. 또 민주당의 「풀브라이트」 상원외교위원장도 만약 공해상공이라면『이는 명백한 도발행위』라고 경고함으로써 이번 사건에 관한 한 미국의 여야가 일치되어 대처하게 될것으로 보인다.
이번사건이 중시되는 이유는 한국의 국가안전보장에대한 북괴의 또 하나의 도발행위란 점에서일 뿐만아니라 「존슨」 전 행정부의 「푸에블로」호 사건처리에 불만을 나타냈던 「닉슨」 대통령이 새행정부발족과3개월에 맞은 중대한 국제사건으로서 그가 군사적·정치적으로 어떤 손을 쓰고또 접종하는 이같은 북괴의 만행을 어떻게 저지내지는 견제하느냐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국민들은 물론 전세계의 눈과 귀는 이 사건을 처리하는 「닉슨」의 일거수일 투족에 집중되고 있는것으로서 이사건의 귀추는 곧 대공강경론자로 알려진 「닉슨」의 대공정책을 저울질하게 될것이다.
더구나 「닉슨」 대통령은 작년 선거유세때 「푸에블로」호 사건에 관련한 연설에서『미국으로서 필요한 것은 미국의 힘의 신뢰성을 회복하여 미국의 정책의 신뢰성을 되찾는데있다』 고 말한바있어 이번사건도 앞으로 북괴 도발행위를 막기위해어떤강경한조치가취해질것으로기대된다. <양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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