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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유전 붐|세계의판도가 바뀌어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940년대에 중동지역에서 세계 제1의 유전이 발견되자 이 지역은 지정학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되었으며 강대국들은 다투어 이곳으로 진출하였다. 이래 중동은 쿠웨이트 「이란」 등 석유를 가진 나라와 「레바논」 「요르단」 등 안가진 나라 사이의 복잡한 얽힘과 이곳에 진출한 강대국간의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으며 따라서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어졌다. 그런데 최근 미국이 「알래스카」에서 거대한 유전을 발견하고 이어 「캐나다」와 남미,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새로이 유전이 개발되거나 개발될 가능성을 보이고있어 중동 중심의 지정학은 바꿔질 불가피한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중심 유전지역의 변경은 국제권력의 「밸런스」의 변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매우 중대한 사건인데 현재까지의 상황으로는 이 변동이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옮겨져 가고 있다.

<4백억 배럴 매장>
미국은 최근 「알래스카」의 북극쪽인 「프라드호」만에서 거대한 유전을 발견, 개발중에 있는데 추정매장량은 4백억 「배럴」. 이것이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미국은 1980년에는 소비석유의 반을 중동지역이나 세계 다른 지역에서 수입해야만 한다는 난처한 입장에 빠지게 될 뻔했는데 이 유전의 발견으로 미국은 소비량의 12·2% 정도만 수입하면 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우방이며 현재도 미국을 유일한 시장으로 석유를 팔고있는 「캐나다」의 「아다바스카탈」 사막에서 최근 추정 매장량 3천억배럴의 유전이 새로이 또 발견되었다.

<외교정책의 전기>
이밖에도 「캐나다」는 미국과 기술협조로 「노바스코티아」 해안에서 유전개발시추작업에 들어갔는데 전문가들은 「알래스카」와 「캐나다」의 북극지역 및 소련의 북극권, 그리고 노르웨이영 북극점인 「스피츠베르겐」도는 거의 전지역이 유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있다.
아뭏든, 지금 현재 석유생산에 들어간 「프라드호」 유전은 「닉슨」 행정부의 외교정책수행에 커다란 힘이 되어줄 것이라 보고들있다.
지금까지 미국은 중동문제를 다룸에 있어서 중동에서 수입해오는 석유량 만큼 그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온 실정이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은 자체 공급량의 증가와 또 멀지 않은 장래에 예상되는 자급자족의 전망 등으로 중동문제를 다룸에 있어 「아랍」측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게되었으며 「이스라엘」과 「아랍」간의 평화를 위한 4대국 협상에서도 유리한 입장에서 자국의 전략을 밀고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수입국 크게 환영>
알래스카와 캐나다에 이어 라티·아메리카에서도 새로운 유전이 발견되고 있다.
지금까지 남미에서 알려진 것으로는 「베네수엘라」유전밖에 없었는데 최근 미국의 「텍사코」와 「걸프」 석유회사에 의해 「에쿠아도르」에서 거대한 유전이 개발되었다.
전문가들은 이 「에쿠아도르」 유전이 안데스 산맥을 따라 「콜롬비아」에서 「페루」까지 뻗어있을 것이라 내다보고있다.,
이러한 새 유전의 개발은 미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소비석유를 중동으로부터 수입하고있는 서구 각국 및 일본에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고있다.

<소는 대열서 빠져>
예로 「프망스」는 소비량의 86%를 아랍제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이태리는 82%, 서독은 75%, 영국은 73%, 그리고 일본은 90%를 「아랍」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밖에 암흑의 대륙 「아프리카」에서도 유전개발의 「붐」은 일고있다.
「포르투갈」의 식민지인 「앙골라」에서 최근 유전을 발견, 생산을 시작했으며 내란중인 「나이지리아」는 현재 하루에 80만 배럴식을 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 세계는 40년대에 이어 제2의 유전 「붐」을 일으키고 있다. 새로운 유전이 속속 발견됨에 따라 세계 최대의 유전 지대라던 중동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져 나가고 있다. 하지만 「시베리아」유전 등 기왕에 가진 것 외에 새로운 유전개발의 대열에 아직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소련은 계속 중동지역의 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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