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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신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1주일에 한번씩 일요일 저녁이면 으례 섭섭한 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이날 저녁에는 신문이 배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단 일요일뿐 아니라 연초의 공휴일과 1년에 단 하루인 신문의 날에는 신문을 거두러 문간까지 나갔다가 빈손으로 돌아오면서 약속시간을 어기고 안오는 사람에게처럼 실망을 느끼곤 한다. 이것은 나 혼자 남유달리 신문 읽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신문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너무나도 밀착되어있기 때문이리라.
저녁때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신문팔이로부터 석간신문을 한 장 사는 습관이나, 아침에 측간에 오를 때는 신문을 가지고 들어가야 하는 습관 등은 너무나 흔한 경험이다. 이같이 신문은 애연가가 담배를 찾는 것 못지 않게 우리를 끄는 힘이 있기 때문에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찾게되고 아쉽게 생각된다.
이런 우리에게『늦어도 21세기초에는 신문이 없어진다』고 누군가 말했다면 아마 우리는 만우절도 지났는데 실없는 소리를 지껄인다고 나무랄거다. 신문이 내일이나 모래쯤 없어져서 우리에게 당장 불편을 준다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지만 10년이나 20년후에는 좀더 실감나는 얘기가 될 것 같다.
신문이 없어진다고 예측하는 사람의 주장은 간단하다. 화려했던 영화산업이「텔리비젼」의 출현으로 사양화되었듯이 통신위성, 전자계산기, 정보산업 및「텔리비젼」의 발달로 인해서 지금 같은 형태의 신문은 차츰차츰 사양길에 접어들고 끝내는 없어지게까지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지난「멕시코·올림픽」때 우리나라에서도 인공위성을 이용한「텔리비젼」으로 중요 「뉴스」의 실지중계가 안방에서도 지구저쪽을 옆집처럼 느끼게 해주었다.
앞으로 좀더 발달된 우주통신소는 신문사에 설치된 전자계산기와 연결이 되어 각종「뉴스」를 축적하고 각 가정에서는 이 중앙전자계산기와 유선 또는 무선으로 가입이 된다면 지금같은 형태의 신문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안방에서 각종 신문을 마음대로 단순히 단추하나를 누름으로써 TV화면처럼 또는「텔리텔리타이프」에 찍혀 나오는 식으로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신문사에서는 기사를 수시로 편집해서 전가계산기에 축적시켜두면 되고, 구독가입자는 신문배달을 기다리지 않고 24시간 계속해서 신문을 보고싶을 때 마음대로 보게 마련이다.
오늘의 시대는 정보홍수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헤아릴 수 없을 많은 정보가 흘러나오고 있고 이 정보들을 어떻게 잘 정리해서 소화하는가는 직접 산업의 발전에 크게 영향을 주며 정책을 결정하는 지침이 된다는 것이다. 앞서 말한「시스팀」만 완성되면 비단 신문을 대치하게 될 뿐 아니라 신문사가 일종의 정보「센터」가 되어 도서관도 대치하는 지식의 보고로서 제4차 산업이라는 정보산업의 기수가 되는 것이다.
전자공업은 1864년에「백스웰」이 전자파이론을 발표한지 1백년이 지난 오늘에 와서 정신차릴 수 없을 만큼 발전되어 우주통신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신문이 없어지는 것은 당장 내일부터라고 하더라도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한가지 군소리를 붙인다면 신문이 없으면 측간의 용무를 볼 수 없다는 사람들을 위해 21세기쯤에는 신약같은 영양식품의 개발로 한 달에 한번쯤 측간을 찾게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번 주일부터「파한잡기」필자가 다음과 같이 바뀝니다.
▲최 재 희 <서울대문리대교수·철박>
▲정 충 양 <이대교수>
▲최 한 웅 <서울대의대교수·의박>
▲현 경 호 <과기연기술정보실장·공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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