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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의 모-임체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국공산당제9차 전당대회가 4월1일 북평에서 1천5백72명의 대의원이 참가한 가운데 개막되었다고 전한다. 56년 제8차전당대회이후 13년만에열린 이번 대회는 모택동을 당과 중앙위주석으로 재선하고 임표부주석겸 국방상을 『유일한 부주석』으로 재선하여 모의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한편 중공수상 주은래는 당총서기로 선출되었는데 이들 세사람과 같이 당대회연단에 자리를 같이한 중공고위간부들은 문화혁명소조책 진백달, 당이론가 강생, 전국인민회의부주석 주덕및 동필무, 부수상 진의, 문화소조부책 강청, 정치국원이며 군원로인 유백승, 문화혁명소조위책 요문원등이라고 전한다.
만13년만에 열리는 이 전당대회는 이른바『문화혁명의 대승리』를 구가하는 「정치보고」를 임표가 행하고, 당규수정초안을 승인하고 당중앙위임원을 대폭 선출했는데 이 대회를 계기로 새로운 당내서열이 확정된 것이라 볼수 있다. 이 당내서열에있어 임이 모의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굳히리라는 것은 벌써부터 예측되었던 바이고, 당대회 연단위에 섰던 고위간부들이란 모두 모·임파로서 탈권투쟁에 앞장섰던 자들이므로 결국 중국공산당은 모·임파의 결정적 지배하에 들어선것 같다.
다만 한가지 주목을 끄는 것은 한동안 숙청설이 떠돌던 주덕이 여전히 당고위간부로 남아있게 되었다는 것인데, 주덕이 이처럼 권좌에 계속 머무르게 된 것은 그가 연로하여 이미 모-임등을 상대로 권력투쟁을 전개할만한 능력을 못갖고 있는데다가 중공군의 최고원로로서 그가 갖고 있는 영향력을 존중했기 때문이 아닌가고 생각된다.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지난날 당과 정부의 실권을 차지했던 유소기일파의 숙청은 합법적으로 일단락을 짓게 된 셈인데 그렇다고하여 당내권력투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인 듯 하다. 왜냐하면 만3년간의 당권력부재상황을 극복하고서 새로 형성된 당내서열순위는 다분히 유동적인데다가 10여년을 두고 뿌리를 박았던 실권파의 세력이 그처럼 간단히 소탕되리라고 생각할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부재상황을 극복하게 된 중공은 조만간에 집권태새를 재정비하여 정권부재·외교부재 상황을 극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혁명이 자아낸 혼란과 무질서 때문에 지난 3년동안 중공의 생산력이 저하되었음은 의문의 여지가 없는바이지만, 이러한 생산력의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서 중공이 또다시 지난날처럼 대약진운동을 전개할 것인지, 혹은 점진적으로 정체를 극복하는 방법을 취할 것인지는 중공의 대외정책과도 관련하여 세심한 주목을 요한다.
그리고 문화혁명에 있어서의 모-임파의 승리는 반소파의 승리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공이 계속 대소강경자세를 취하리라는것은 거의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이런 대소강경정책이 미국을 적대하는 정책과 어떻게 조화될 것인가 하는 것도 국제적인 주목거리인 것이다. 중공은 아직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침략세력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런 중공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여 나갈것인지, 우리는 통일문제와도 관련시켜 그동태를 파악하는데 국가적노력을 아끼지 않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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