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한 대 값 … 막 오른 차세대 TV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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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삼성전자 모델들이 2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55인치 곡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단순히 비싼 TV가 아닙니다.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진정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27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1층 ‘딜라이트 전시장’. 김현석(52·부사장) 삼성전자 TV사업부장이 디스플레이가 완만하게 휘어진 55인치 곡면 OLED TV를 출시하며 몇 번이나 ‘가치’를 강조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 ‘CES 2013’에서 첫 제품을 선보인 지 6개월 만이다.

 김 부사장은 “올해 6월 내로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며 “국내 시장에 우선 내놓고 7월부터 단계적으로 주요 선진국 해외 시장에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부터 전국 주요 매장을 통해 판매되며 가격은 1500만원(출시가 기준)이다. 삼성전자는 곡면 OLED TV의 핵심 가치로 화질을 꼽았다. 이날 김 부사장은 먼지 한 톨만큼의 불량화소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의 ‘제로 픽셀 디펙트(ZPD)’를 선언했다. OLED TV는 수백만 개의 화소로 이뤄져 있어 일정 수준 이하의 불량화소를 포함하고 있어도 정상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화질’이 최고 가치인 만큼 단 하나의 불량화소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화소를 이루는 유기발광다이오드 스스로 발광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정이 LCD보다 많고 까다로운 게 사실”이라며 “그럼에도 600만 화소 중 하나의 화소 결함도 없는 완벽한 화질을 구현하고, 만약 죽은 픽셀이 생긴다면 소비자들이 이를 보상받을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디자인도 변신을 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OLED TV를 처음 선보였을 당시엔 TV 테두리에 원목을 부착했었다. 그러나 이번 신제품에는 금속 소재의 ‘타임리스 아레나’ 디자인을 적용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탈소재의 프레임을 부착한 ‘타임리스 아레나 디자인’은 85인치 UHD TV 등 최상위 제품에만 적용하고 있던 것으로 전원을 끄고 있어도 TV 자체로 예술작품과 같은 효과를 낸다”며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품격 있는 디자인의 가치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곡면 OLED TV는 화면이 완만하게 휘어져 있는 제품이다. 화면이 오목하게 휘어져 있다 보니 기존 평판 TV와 달리 시청자가 화면을 볼 때 측면·중심부 등 TV 화면까지의 거리가 동일해진다. 또한 OLED TV는 기존 LCD·LED TV보다 명암비가 뛰어나 검은색을 포함한 색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성일경 상무는 “액션영화나 빠른 속도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화면에 잔상이 남지 않고 실감 나는 시청이 가능하다”며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듯 실제보다 영상이 더 커보이고 몰입감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곡면 OLED TV는 앞서 LG전자가 지난 4월 예약판매를 시작한 바 있다. 이달 말까지 예약판매를 진행 중이며, 현재까지 월평균 50대 수준의 판매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에 비해 제품 공개 시기가 늦었던 것에 대해 김 부사장은 “시기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느냐인데 우리는 화질에 집중했다”며 “매장에 직접 출시된 제품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곡면 OLED TV는 기존 스마트 TV가 갖고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한 화면에서 서로 다른 두 개의 콘텐트를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듀얼뷰’ 기능과 끊임없이 쏟아지는 TV 신기능 및 성능을 계속 업데이트할 수 있는 ‘에볼루션 키트’가 적용된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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