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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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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탈리아」의 수도「로마」는 『영속의 도시』라고 불려지기도 한다. 그 까닭은 「로 마」에는 「로마」교황이 살고있는 「바티칸」이 있기 때문이다. 「바티칸」에는 「바티칸」시국을 말할때와 「로마」교황청을 말할때의 두가지 의미가 있다.
「바티칸」시국의 면적은 4백평방미터 정도 밖에 안된다. 세계최소국이라는 「리히텐슈타인」「산마리노」「모나코」보다도 훨씬 작은 나라다. 그러나 60개국과 외교관계를 맺고있는 어엿한 독립국이다.
인구도 약1천명정도밖에 안되지만 5억5천만이 넘는 전세계의 「가톨릭」교도들의 총본산이 바로 여기다.
이 「바티칸」시국의 입법·사법·행정의 전권을 맡고 있는 것이 제2백63대째의 교황인「바오로」6세이다.
교황은 종신제이다. 그리고 차기교황은 추기경들의 비밀투표에 의해서 선출된다. 이것을 「콘크레브」라고 한다.
「콘크레브」는 현직교황이 죽으면 16일내지 19일후에 「상·피에트로」사원의 「시스티나」성당에서 새 교황이 결정될때 까지 몇번이고 선거를한다. 이때는 추기경의 수의 3분의 2보다 한표를 더많이 얻어야한다.
이처럼「무오류의 통치권」을 누리는 교황의 선출권을 갖고있는 추기경은 교황의 최고 고문이자 보좌관이기도 하다.
그러니까「로마」교황청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 추기경회의이다. 지난 28일「바오로」6세는 이 추기경의 수를 1백36명으로 늘리고 그 중의 한사람에 김수환 대주교를 임명했다.
동양에서는 인도·자유중국·「필리핀」·일본사람들이 이미 추기경이 되어있으나 우리나라로서는 「가톨릭」사상 2백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너무나도 뒤 늦은 느낌도 없진 않지만, 우리로선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이것은 『현대의 세계를 복음의 활기있는 부단의 「에너지」와 접촉시키겠다』는 「가톨릭」교회의 새방향을 반영시킨 것이라고 할수도있다.
사실 1537년에 교황「바오로」3세가 인도인이나 흑인이나 신대륙의 「아메리카」토착민들도 모두「진짜인간」이라고 엄숙(?)하게 선언하던때와 지금의 「가톨릭」교회와는 엄청나게 다르다.
김추기경이 앞으로 할수있는일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것은 「콘크레브」에 우리의 새추기경이 참석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상징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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