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시즌결산] 애틀랜타 호크스 (2)

중앙일보

입력

◇ 비운의 레온 스미스, NBA 데뷔 무대를 갖다

올 시즌 많은 선수들이 호크스의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

그 중에서도 한 선수의 이름이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바로 레온 스미스.

그는 현재 사람들의 기억에서 많이 잊혀졌지만 입단 당시 '제 2의 케빈 가넷'으로 평가받던 고졸 출신 유망주였다.

199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9순위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의해 지명되어 바로 댈라스 매버릭스로 트레이드 되어 NBA 데뷔를 노리던 그는 입단하면서부터 크고 작은 문제를 저질렀고 급기야 자살 소동을 벌이는 등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결국 보다못한 매버릭스 측에선 그의 아까운 재능을 보고 재생의 기회를 주었으나 스미스는 이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계속되는 약물 사건으로 결국 NBA 에선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며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결국 그는 소리 소문 없이 리그를 떠나야 했고 스미스의 실패사례는 드래프트에서 조기 진출 자들의 증가를 우려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입맛에 맞는 경우가 되었다.

이후 스미스는 재기를 노렸고 CBA와 IBL 등 하위 리그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팬들의 기억에는 이미 실패한 고졸 선수라는 이미지 외에는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부상으로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느끼던 호크스가 스미스를 눈여겨 본 것.

01~02시즌 CBA의 '게리 스틸헤드'와 '시욱스 폴스'에서 뛰던 그는 시즌 19경기에서 평균 18.0득점에 15.8리바운드의 성적을 올렸고 특히, 리바운드 부분에서 CBA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득점과 리바운드에서의 준수한 성적 외에도 18번의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는 점은 스미스에게 다시 NBA 로의 복귀를 준비하게 했다.

결국 그는 3월에서야 3년 만에 다시 NBA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돌아온 타아' 레온 스미스의 NBA 데뷔성적은 그리 신통하진 않았다.

비록 그가 '더블 더블'의 성적을 올렸다고 해도 CBA와 NBA의 수준 차이는 분명히 존재했다.

스미스가 호크스에 합류한 이후 거둔 성적은 다음과 같다.

14경기에 나와 평균 7.1분 플레이하며 2.2득점, 2.7리바운드.

비록 초라한 성적이었지만 불과 3년 전 리그의 기대주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하며 코트를 떠났던 그가 다시 돌아왔다는 점에선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비록 호크스와 '10일 계약'에 의한 입단이었고 그가 과연 다음 시즌에도 호크스나 다른 NBA 팀들의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스미스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올 시즌 기억할 만 한 일이었다고 보여진다.

◇ 팀 MVP

앞서 소개한 제이슨 테리와 올 시즌 이적 후 호크스에서의 첫 무대를 뛴 샤리프 압둘라힘이 단연 팀 MVP라 할 수 있다.

96~97시즌 데뷔이후 항상 올스타에 선정되더라도 의의가 없을 만큼 좋은 활약을 보였으나 소속팀의 부진으로 상대적으로 유명세를 타지 못하던 압둘라힘.

그가 올 시즌 호크스로 트레이드 되어 팀을 옮기자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이제야 제대로 된 팀을 만나 진정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더욱이 플레이오프 진출은 꿈도 꿔보지 못하던 밴쿠버 그리즐리스보다 애틀란타 호크스는 여러모로 플레이오프에 나갈 확률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의 불운은 호크스에 와서도 계속되었다.

압둘라힘은 올 시즌에도 변함 없이 평균 21.2득점, 9.0리바운드, 3.1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하며 공수 양면에서 모두 팀을 리드했다.

그러나 팀은 부상 선수들의 속출로 허등되었고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으며 압둘라힘은 전과 다름없이 여전히 무명 아닌 무명 선수로 시즌을 마감하게 되었다.

NBA 역사상 지금까지 8.000득점, 2.000리바운드 이상 달성한 선수들 중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던 이로는 압둘라힘이 유일히다.

하지만 내년 시즌 부상 중이던 선수들이 모두 돌아와 호크스가 정상 전력을 찾는다면 압둘라힘에게는 그동안의 불운을 떨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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