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긴축 신호 … 중국 주가 5% 급락 코스피 1800 아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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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중국발 공포가 아시아 주식시장을 덮쳤다. 중국 중소은행들이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한국·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식시장이 일제히 하락했다.

 24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109.86포인트(5.3%) 급락한 1963.24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를 떨어뜨린 것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낮 12시쯤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였다. 인민은행은 성명에서 “현재 중국 금융의 전반적인 유동성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중소은행들이 돈 가뭄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돈을 풀 뜻이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에서는 인민은행이 늘어나는 대출과 부동산 거품을 잡기 위해 돈줄을 죄면서 중소은행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 7일간 돈을 빌리는 데 연 11% 이자를 물 정도다. 그런데도 인민은행이 긴축기조를 계속하겠다는 성명을 내놓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핑안(平安)·민성(民生)은행이 하한가(-10%)로 떨어지는 등 은행주의 타격이 컸다.

 여파는 아시아 전역에 미쳤다. 코스피지수는 1.3% 하락해 1799.01이 됐다. 코스피지수가 1800을 밑돈 것은 지난해 7월 26일(1782.47) 이후 약 11개월 만이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3%, 인도네시아는 1.9%, 싱가포르는 1.6% 떨어졌다.

 현대증권 오성진 리서치센터장은 “인민은행의 돈줄 죄기가 중국 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돈줄을 죄는 주요 목표가 부동산 가격 잡기다. 성공해 집값이 떨어지면 소비가 얼어붙고 성장이 둔화되게 마련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먼삭스는 이날 유동성 긴축(돈줄 죄기)을 이유로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7.8%에서 7.4%로 낮췄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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