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창평고 등 100% 대학 진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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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올 대학입시에서 창평고(전남 담양)·장성고(전남 장성)·한일고(충남 공주) 등 일부 농촌지역 고교가 대도시의 유명학교 못지 않은 성적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현대식 기숙사·도서관을 갖춘 교육시설에 학생들의 특기·적성을 고려한 수업시스템 도입 등으로 ‘농촌 명문고’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전남 담양군 창평고는 올해 서울대 8명·전남대 71명 등 졸업생 4백31명 전원이 4년제 대학에 합격했다.

이 학교는 전교생 9백60명 가운데 6백80명이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하고,도서관을 24시간 개방해 학생들의 면학 분위기를 북돋우고 있다.또 개교한 지 23년밖에 안됐지만 14억원의 장학기금을 확보해 세명 중 한명꼴로 장학금을 준다.특히 학교 인근에 교사 숙소(8가구)를 지어 무료 제공해 교사들이 학생 지도에 전념토록 배려하고 있다.

1985년 전남 장성읍에 문을 연 장성고도 올해 서울대 4명·전남대 52명·전북대 37명 등 졸업예정자 3백31명이 모두 4년제 대학에 합격했다.이로써 이 학교의 4년제 대학 전원 합격 기록은 6년째 이어지게 됐다.

이 학교 학사 운영의 비결은 ‘자율과 규율의 조화’다.휴대폰 소지와 흡연은 절대 금지지만 머리 모양과 신발 착용 등은 자율에 맡긴다.학내 행사도 간섭없이 학생들의 판단과 결정에 맡긴다.학생들의 여가 활동을 위해 골프·포켓볼·만화·토익·클래식기타 등 30여개 특기 적성반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두 학교는 5년 전부터 시행된 ‘농어촌학교 특별전형’의 혜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특별전형 합격 기준이 ‘수능성적 2등급 이내 또는 내신 3등급 이내’로 돼 있는 만큼 이런 좋은 성과를 내려면 대도시권 학교에 뒤지지 않는 실력을 갖춰야 한다.

창평고 박형선 교감은 “학생·학부모·교사가 뭉치면 사교육비를 한 푼도 안들이고 얼마든지 성공적인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두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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