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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버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요새 사람들의 「스테이터스·심벌」(신분의 상징)은 흔히 교통수단으로 집약되어 가는 것 같다.
관용차족, 자가용차족,「버스」족……. 전에는 여기에 전차족까지 있었지만 전차가 철거된 후인 이제는 그대신 자가용차족이 다시 외산차족과 국산차족의 두 계층으로 갈라져 가고있다.
같은「버스」도 시골길을 달리는 털터리 차가 있고, 고속「하이웨이」를 달리는「딜럭스」급 관광「버스」가 있다. 시내를 달리는 것만도 일반「버스」와 이보다 요금이 더 비싼좌석「버스」, 급행「버스」등이 있다. 그렇지만 역시「버스」는 모든 서민을 위한 유일한 교통수단이 되고있는 게 사실이다.
「버스」는 영어의 bus에서 나온 말이고, 그 영어는 또 omnibus가 준 말이다.「옴니버스」란 원래가「모든 것을 위한」이라는 뜻의 「라틴」어의 형용사였다. 이게 명사화되어「모든 사람을 위한것」이란 뜻을 갖게된 것이다.
이 말이 처음으로 사용되기는 1828년에「파리」에서 승합 마차가 달리기 시작한 때부터였다.
그 다음해에 「런던」에서도 같은 승합마차가 달리기 시작했고 이때에도「옴니버스」란 말을 썼다. 누구나가 돈만 내면 같이 탈 수 있는 이런 마차를 그냥「버스」라고만 부르게 된 것은 1832년부터의 일이라고 알려지고 있다.
어원부터가 만인을 위한다는「버스」,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에서처럼 서민의 유일한 교통수단이 되는「버스」가 오는 15일부터는 이용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넌지시 던져주고 있다.
얄궂게도 「버스」업자들은 이날을 기해 전면적인 운휴를 하겠다는「사과」광고를 각지에 여려 차례에 걸쳐 실렸다. 그 이유는 현행요금으로는 도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버스」업도「업」인 이상에는 수지를 맞춰야하는 법이지만, 이 업의 더 중요한 면은 공익사업이란 데 있다. 그러니 전면운휴를 하겠다고 굳이「사과문」을 낸 것은 그만큼 그들의 공공심을 보여준 것이라고만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서민들에게는 여전히 의문이 있다.「버스」업체는 과연 수지가 안맞는 건지, 또 그것은 꼭 요금이 싸기 때문에서인지 그리고 또 요금을 올린다고 노후차 대체나「서비스」개선이 이루어질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이 북새통에「택시」요금까지 들먹이고 공공요금인상은 일절 않겠다는 데도 교통부에서까지 요금인상안을 꾸며본다는 것도 서민들에게는 불안스러운 얘기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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