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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부진 주범은 신용융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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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른 신용융자가 코스닥시장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투자증권은 18일 발표한 ‘코스닥 급락, 문제는 신용잔고’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보고서는 일단 최근 코스닥 급락의 원인을 진단하는 데서 시작했다. 5월 28일 585.76까지 올랐던 코스닥지수는 지난 17일 524.5로 떨어졌다가 18일 다시 올라 534.26이 됐다. 반등했다지만 연중 최고점 대비 8.8% 하락한 수치다. 전 세계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삼성전자의 여파가 더해져 코스닥이 부진을 보였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4의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는 분석에 이와 관련된 코스닥 정보기술(IT) 부품주들이 줄줄이 미끄럼을 탔다. 코스닥 시가총액의 약 50%를 차지하는 IT 부품주 지수는 5월 28일~6월 17일 사이 16.2% 하락했다.

 우리투자증권은 다음 달에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 스마트폰 부진 우려는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문제는 신용융자다. 신용융자란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것. 현재 코스닥 신용융자 잔액은 2조3000억원에 이른다. 시가총액이 코스닥보다 10배 큰 코스피 신용융자 총액(2조6500억원)과 별 차이가 없다. 코스닥 신용융자는 지난 5일 2조369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주가가 빠지면서 신용융자를 한 투자자들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팔 수도 있고 추후 반등을 할 때 차익 매물을 쏟아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어느 쪽이든 코스닥시장에 이로울 것이 없다. 향후 나올 신용융자 관련 매도 물량은 4000억~5000억원어치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코스닥 신용융자 규모가 평균 1조8000억원 정도여서 이를 웃도는 부분은 정리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강 팀장은 “삼성전자 우려가 해소되더라도 당분간은 신용융자 때문에 코스닥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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