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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은 살아있다-비판력 높은 피전달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고려대학교 사회경제연구소(지도 조동필 교수)는 연구자료를 얻기 위해 「매스콤」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지난 11월26일부터 12월2일에 걸쳐 전국적으로 실시된 이 조사는 독자와 청취자를 비롯한 우리 「매스콤」가족에게 재미있고 뜻있는 여러가지 문제를 시사해 주고 있다. 조사를 마친 조동필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느낀 점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표본조사에 의해서 전체적인 상황을 옳게 포착하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그러나 전체적인 조사가 불가능할 때에는 표본조사에 의해서 전체적인 상황을 포착하는 수밖에 없는 일이다.

<타당성 높은 응답>
이번 조사에 의해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의 하나는 2천여명에 달하는 조사대장자들이 『모르겠다』는 무응답을 한일이 많았다는 점이다. 「무학」이나 「국졸정도」의 학력이 낮은 사람들이 사실상 몰라서 무응답을 한 것은 그런대로 납득이 가지만 학력별로 볼 때 「고졸」이나 「대졸」들이 『모르겠다』는 응답을 많이 하였다는 것은 우리의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각 일간지에 대한 조사대상자들의 응답은 비교적 타당성을 띠고 있는 것 같았다. 가령 예를 들면 어떤 신간이 『선동적』이고 또 어떤 신문이 『공정한 보도를 하하고』하는 점에 있어서 정리된 통계수자는 사회적인 일반적 견해와 일치되는 면을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 큰 관심>
또 우리나라의 관심거리의 하나는 편집상의 소망사항이라든지 또는 사업가들의 투자대상으로서의 요망사항 가운데에는 「농촌진흥」문제가 비교적 무거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같은 통계상의 현상은 오늘의 농촌문제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앞으로「매스·미디어」로서의 신문이나 주간지나 포는 월간지·「라디오」 등은 이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할 줄 안다.
또 전반적인 면에서 볼 때 「학생문제」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학생문제는 심각>
그것은 왜냐 하면 학생이라는 젊은 세대들이 내일에 있어서는 이 땅의 주인공이라는 점도 있지마는 오늘날의 세계에 있어서 보면 「스튜던트·파워」는 시대적 문제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태의 분석, 옳은 시각에서의 지도 등은 「매스·미디어」의 하나의 사회적 사명으로 안다.
또 집계에 의해서 나타난 것을 보면 방송이나 「텔리비젼」에 있어서 CM에 대해 싫증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상업방송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지나친 CM에 대해서는 거의가 싫증을 내고 있는 것 같았다. 객관적인 면에서 보더라도 「과잉생산」 상태에 있는 선진국 같으면 광고는 필요불가결의 수단이다. 「소귀를 강요」해서라도 유효수요를 늘리고 한계소비성향울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같은 처지에 있는 후진국에서는 가급적 『소비는 억제』되어야한다. CM이 불필요하게 자극한다는 것은 자기 모순에 떨어져 있는 셈이 된다.
또 연예부문(영화든 「라디오」든 또는 「텔리비젼」이든 간에)에서 보면 값싼 오락물에 대한 관심과 요망이 큰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애정물의 영화, 속된 유행가 또는 속화된 「드라머」 등을 욕구하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또 그러한 부류에 속하는 주인공들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하는 율이 높다.

<「질 저하」 막도록>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매스·미디어」도 기업이기 때문에 대중에게 영합 안할 도리가 없는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게 영합할 때에는 「질의 저하」를 가져올게 마련이다.

<지도성 잃지 않게>
따라서 우리가 말하고싶은 「매스·미디어」가 지녀야할 「지도성」에 대해서도 잊어버려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매스·미디어」가 어떠한 사명감을 지니고 어떠한 자세를 갖느냐는 것은 그 사회를 이들이 나가는데 있어서 커다란 의의를 갖게 되는 것이다. 어떤 철학자는 『오늘날의 「매스·미디어」처럼 일시에 많은 사람을 좌우하는 것은 없다』고 말하였던 것을 상기하면 「매스·미디어」의 사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을 줄 안다.

<지역견해차 적고>
그리고 또 이번 조사에 있어서 느낀 것의 하나는 도시인이나 농촌에 있는 사람들이나 어떠한 문제에 대해서 「견해의 차」가 그다지 없다는 점이다. 말하자면 견해의 격차가 심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문화면에서의 소통 또는 경제면에서의 교류가 잘 이루어진 데에서 오는 결과로 생각된다.
또 성별·연령별에 따르는 견해의 차도 그다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말하자면 일반적으로 지역별이나 성별이나 또는 연령별, 나아가서는 직업별 등에서 오는 견해의 격차가 심하지 않다는 말이다. 이러한 것은 우리국민들이 일정한 수준의 건전한 양식을 지니고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건전한 상식은 극단적인 견해의 차를 가져오지 않는 법이다.

<반성의 계기 되길>
끝으로 한가지 더 부언하고 싶은 것은 부패현상과 결부 시켜서 「관리나 정치인」들을 생각하는 점이 강하다는 사실이다. 관리나 정치인들이 모두다 부패하였다는 것은 아니지만 부패하면 관리나 정치인을 연상하는 잠재의식이 강하다는 점이다. 관계인사들의 깊은 유래가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번의 이 조사가 「매스·미디어」의 행태에 대해서 하나의 반수의 계기가 되고 또 이 사회의 문제점을 골라내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한 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 조사에 직접간접으로 협력해 주신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리는 바이다. 【조동필<고대 사회경제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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