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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협조 이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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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8년의 국회는 제3공화국의 어느해보다도 차분히 입법활동을 한해다. 「6·8선거」뒷 산물인 여야합의의정서의 처리문제가 한해 내내 국회활동을 따라다니기는 했으나 예산안도 처음으로 법정기일 안에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연초에는 전년의 「28파동」 감정 여파로 종래에 시행했던 대통령의 연두교서, 각 저당 영수의 정책기조연설이 중단된 채 제63회 임시국회가 열렸고 이 회기 마지막 날인 2월29일에 고속도로 건설비와 관련된 이른바 「29석유류세법 파동」이 다시 일어나 여야의 대립은 한동안 극점에 이르렀다.
이 「29파동」이 있은지 20일만에 신민당의 조윤형 의원 구속사건이 일어나 그의 석방결의를 의한 단2일간의 제64회 임시국회가 4월초에 열렸고(조 의원 석방결의안은 공화당의 불응으로 보류됐다) 4월15일부터 시각된 제65회 임시국회에서는 향토예비군 설치법 개정안이 신민당의 반대 속에 공화당 단독으로 통과되었다.
이같이 초반에는 여야가 팽팽히 대립한 가운데 국회가 불안스럽게 운영되었으나 5월20일의 신민당 전당대회를 계기로 여야협조 무드는 조성됐다.

<안건처리 순조로와>
이 협조 무드 속에 신민당은 우선 제1회 추경예산안심의에 앞서 재경·내무·국방·건설안 등 4개 상위의 국정감사 실시를 관철했고, 차관업체에 대한 특별국정감사실시에 공화당을 설득했다.
이로부터 여야는 안건들을 「오순도순」처리했고 9월 정기국회도 순조롭게 개막됐다. 국회가 올 한해에 저리한 안건은 1백29건의 법률안을 포함하여 총2백42건으로(12월27일 현재) 작년도의 2백3건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금년에 제출된 안건은 정부 및 의원들로부터 제안된 2백47건의 법률안을 비롯하여 모두3백82건, 이중 2백42건이 처리되고 1백40건이 미상정 내지 상위심사에 머물러 있다.

<큰 이슈는 보장입법>
금년에 통과된 주요법안은 향토예부군 조직의 근거법인 「향토예비군 설치법 개정안」과 중학입시제도를 개혁안 「교육법 중 개정안」, 산업은행의 자본금을 대폭 늘린 「산은법, 개정안」 등이며 여야간의 가장 큰 정치문제였던 5개 선거관계법개정안이 28일 중이나 늦어도 30일까지는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의원입버 상황을 보면 올들어 1백20개의 법률안제안에 가결 40·부결 1·폐기 17로 처리됐다. 정부제안법률안은 1백27개로서 이중 71개가 처리됐다. 의원 입법의 중요한 것을 보면 각종 세법개정안과 군인사법개정안(최영희 의원 제안) 자본시장 육성법안(이남준 의원 제안) 법원조직법 개정안(김장섭 의원 제안·법사위통과) 등이다.
작년에는 야당국회동원이 늦어져 여당단독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었으나 올해에는 정기국회의 일반국정감사는 물론 제1회 추경예산안심의 때의 일부 상위국감외자도입특감 등 많은 감사활동을 했다. 추경 때의 감사는 특히 향토예비군의 조직과 운영상황에 초점이 모아졌으며 내무위와 국방위 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은 향토예비군이 타 목적에 이용되는 사례가 있다고 밝혀냈다.

<폭리 감사 활기 띠고>
외자도입 특감은 일부 독과점 상품의 폭리문제가 클로스·업되었고 차관업체의 선정, 사후관리에 철저하도록 시정건의안을 마련했다.
이 차관업체 특감결과에 따라 정부가 독과점 상품의 규제법안을 성안한 것은 특기 할만 하다.
7대 국회개원 이래 처음으로 야당의원들이 참가한 금년도 일반국경감사는 여야의원들의 진기한 태도로 얼마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 신진자동차 폭리설을 비롯하여 여야의원들이 감사에 기염을 올리기도 하여 『모처럼 감사다운 감사를 치렸다』는 의원들 자산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들어 특별위원회 활동은 별반 활기를 띠지 못한 것 같다.
외자도입 특감특위의 활동을 빼고는 괴벽보사건 진상조사 특위, 선거부정특조위 법 제정특위 보장입법특위는 제구심을 다하지 못했다. 다만 보장입법특위는 여야 8인 대표자회담의 합의사항을 조문화하는데 일역을 했을 뿐이다.
유진오 신민당 총재가 박정희 대통령에게 공한을 띄움으로써 탄생된 여야 8인 대표자회담은 신민당이 제의한 대통령 및 국회의원의 동시선거원칙에 합의하고 일부 지역선거구의 증설(18개), 선거소송의 1년내 처리, 법정지구당수의 증가(3분의1에서 2분의1로), 선거공약금지, 정치자금의 배분비율변경 등 보장입법 사항을 합의했다.

<당별 의석 변동 잦아>
금년 국회도 많은 의원들의 외유로 한때 여론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IPU(국제의원연맹) ARU(아시아의원연맹) 유엔 총회참석과 이효상 의장의 터키 방문수행, 국방위원들의 동남아 방위시설시찰 등 공식해외출장 이외에도 상공·농림위원들의 동남아여행, 교체위원의 일본여행, 보장입법특위위원의 구미여행 등 각가지 명목으로 많은 의원들이 외유를 했다.
금년들어 의원들의 외유는 연인원으로 1백명이 넘고 실제로 1백75명의 의원 중 과반수가 해외여행을 했다.
한햇동안 의석의 변동도 많았다. 선거 소송으로 두 사람(이원장 이호범)이 나가고 최영선 의원이 장관으로 기용됨에 따라 현정규씨가 공화당의 전국구의석을 계승. 그밖에 김종익 양회수 신용남씨가 보궐선거로, 김옥선씨가 선거소송에 이겨 새로 의석에 앉았다.
연말에 십오구가 대중당과 합류한 탓으로 의석분포는 공화113, 신민46, 정우14, 무소속1명이다. <조남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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