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비닛」은 비어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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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사상최고액수로 알려졌던 동방교주집 1천6백만원 도난사건은 20일 전교주 허광공의 후계자 권병찬의 조작극이었음이 밝혀졌다.
이사건을 수사해온 서울노량진경찰서는 20일 상오5시쯤 권을 심문한끝에 돈을 잃어 버렸다던 벽장안「캐비닛」속에는 한푼의 돈도 없었다는 자백을 받고 권과 동방교 목사 양학식(46)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혐의로 구속했다.
권은 죽은 허광공으로부터 현금2천3백만원의 유산과 상은의 융자금5백만원, 모두 2천8백만원의 돈을 교회자금으로 갖고 있었으나 옥수동에 사는 내연의 처에게 2백90만원짜리 집을 사주는등 엉뚱한 곳에 쓴데다가 작년4월부터 손을댄「택시」사업이 실패, 평소 신도들에게 사업이 잘된다고 선전해놓고도 돈이 없어 궁지에 몰리자 어쩔수없이 허위신고했었다고 자백했다.
권은 또한 대구에 운수회사를 세우겠다는 신도와의 약속을 지킬수 없었고, 지난 10월11일태평운수의 증차계획으로 교회재산을 담보잡아 상은 본점에서 5백만원을 융자받았으나 자기개인 승용차 구입에 써버렸으며, 2백만원으로 신진「코로나」「택시」10대를 들여왔으나 2백만원외 중도금을 이달말까지 낼수없게되어 교주 직무대리란 직위를 잃을까보아 고민끝에 조작극을 벌였다고 경찰에서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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