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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의 기습|3억원 일본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사상최고의 「보너스」경기, 이름지어 「3조경기」에 들떴던 일본의 연말은 또한 3억원「보너스」탈취사건으로 화제다.
일본국철 국분사(고꾸분지)역 북쪽입구에 있는 일분신탁은행국분사지점에서 현금2억9천4백30만7천원을 찾아 실은「세단」차가 목적지인 동지(도오시바·전기기구 메이커) 부중공장으로 향한것은 10일상오9시. 3개의 「듀랄루민」상자에 든 돈은 다시 「트렁크」안에 담겨져 있었다. 현금수송차(세드릭44년형) 운전사 관곡양일씨(32)곁의 조수석엔 자금계장인 중전영치씨(35)가 타고 있었고 그 뒷좌석엔 은행원인 고천순씨와 고교훈씨가 경호하기 위해 같이타고 있었다.
10일상오 9시20분쯤 「세단」이 부중형무소뒤의 가도에 이르렀을때 백색 「오토바이」(경찰순찰용)를 몰고온 경찰관차림의 한 사나이가 차앞을 막고 정차신호를 보내왔다.
『이차가 전본신탁은행차지?』 그「경관차림」은 말을 걸었다.
『소압(스가모)경찰서에서 긴급수배가 있었는데 지점장댁에서 「다이너마이트」폭파사고가 있었답니다. 이차에도 「다이너마이트」가 장치됐는지도 모르니 급히 「시트」밑을 봐주십시오』 -네사람은 놀라 앞을 다투어 차에서 내렸다. 경관(?)도 「엔진」아래를 들여다보더니 『있다』고 소리쳤다. 네사람이 차밑을 보니 차체밑에서 붉은 연기가 나고 있었다. 경관(?)은 긴장한 낯으로 소리쳤다. 『위험하니 차에서 떨어져 주시오』 그말대로 네사람은 형무소 담있는곳까지 피난했다. 경관은 수송차에 뛰어을라 「엔진」을 걸고 아차하는 순간에 도주했다. 사람하나 다치지 않았고 협박흉기하나 휘두르지않고 감쪽같이 3억원을 손아귀에 넣었다. 「갱」영화가 부끄러울 솜씨다.
경찰은 이사건이 일본에서 인기를 끈 「액션」소설 「피투성이의 야수」(작가 대수춘언)를 본뜬것으로 보고있어 화제. 청년층에 인기가 있는 대수씨는 「하드·보일드」작가. 「피투성이의 야수」와 장소(대중형무소뒤), 백색「오토바이」(경찰차)를 가장, 현금수송차를 습격하는데까지 대담한 수법이 아주 비슷하였다.
이 사건은 야릇하게도 연말경계가 시작되던날의 사고지만 법죄수법과 엄청난 돈때문에 세모의 동경거리리는 어딜가나 화제가 『3억원짜리』다. 덕택에 동지공장종업원들은 하루늦게 「보너스」를 받았으나 사상최고의 「보너스」바람에 일본은 범죄사에도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 <동경=조동오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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