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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미행정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의 차기대롱령당선자「닉슨」씨는 새해 1윌20일에 가지게될 취임식전에 앞서서 지난11일 그각료명단을 모두공개했다. 이날 TV기자회견을 통해소개된 12명의 각료명단은 그의 오랜 측근이요, 「아이크」행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윌리엄·P·로저스」씨를 수석각료인 국무장관자리에 앉힌 것을 비롯하여 국방장관에 「레어드」하원의원(공화), 법무에 그자신의 선거사무장「미첼」써를 앉히는등 대체로 실무급인사들로써 짜여져있다.
이와같은 인상은 새대통령으로 당선된「닉슨」씨가 관록위주의 거물급인사를 망라하기 보다는 차라리 실무에 밝고 그자신과 호흡을 같이하면서 견실하게 일할 수 있는 인물들을 원했기 때문이라고도 볼수있겠으나, 「유럽」과 세계일부여론은 이와같은 조각에 대해서 벌써부터 실망을 표하는 경향도 없지않은듯하다.
물론「닉슨」씨에 대해서는 국내외로부터 지난8년전「케네디」씨나 16년전「아이젠하워」장군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을때와 같은 폭발적인기나 기대를 거는사람이 적었던것도 사실이지만, 월남전쟁의 명예로운종결, 새로운 핵군비상황하에서의 구주 및 아주방위전략태세의확립, 아직도 안정을 되찾지못하고있는 세계통화위기등 앞으로 「녁슨」행정부가 직면해야할 과제들의 무게에 비추어 본다면 과연 이러한『소물내각』으로씨 그 벅찬과제들을 능히 해결해 나아갈수 있겠느냐에 대한 불안과 실망이 전술한바와같은 조각평으로 나타난것이라고도 볼수있을것이다.
그리고 이와같은 실망은 애당초「닉슨」씨가 현부통령「험프리」씨를 「유엔」대사직에, 현「록폘러」상원의원을 국무장관에, 현「클리포드」국방장관을 그 자리에 유임케함으로써초당적거물내각을 형성하려던 것이 본인들의 취임거부로 부득이 후퇴하지 않을수없었다는데도 그 원인의 일단을 찾을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된각료명단을 통해서 앞으로 4년간「닉슨」행정부의 주요관심사가 아주보다는「유럽」에 더 편의될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적지 않음은 사실이다. 이것은 이번 밝혀진 각료명단과는 별도로 백악관의 최고정책결정기구를 좌우할 정상의 인물로서 「하버드」대학의「헨리·키신저」교수, 「시카고」대학의 「매크래큰」교수등을 각각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키신저」씨는 그 저서『미국외교의 중심과제』를 통해 이미 미국은 종래의 집단안보체제에 새바람을 불어넣은 이른바 「뉴·루크」정책을 세울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 구체적으로는 「나토」를 위시한 동맹관계제국의 의사통일과 책임분담을 강조하는 한편, 종래의 지나친 『아주편의 및 구주방임정책으로부터의 지양』을 내세운 학자로 알려져 있는 것이다.
또 한편 보수적경제학자인 「시카고」대학 「매쿠래큰」씨도 미국국내외경제정책을 중도적인 현실주의의 기반위에 돌려야한다고 주장함으로써 명백히 구주중시정책으로의 복귀를 내다볼 수 있게 하고 있는 것 이다.
그러나 신행정부의 이와같은 색채가 자칫 잘못하면 「신고립주의」의 인상을 깊게하여 아주의 자유국가들로 부터서는 물론, 「유럽」제국들로 부터서도 드리어 소원시당할 우려가 있음은「러스크」현국무장관이 이임을 앞둔 경고를 서슴지 않고있는 것만봐도 명백하다. 요컨대 「닉슨」씨의 신각료들에 대해서는 벌써부터 그 견실하고 실무적인 성격이 도리어 그수명의 짧음을 예고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둣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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