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 제2 외국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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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등학교의 제2외국어 선택에 있어서 문교부는 최근 독일어 대신 불어를 75%까지 사용토록 할것을 밝히고 있다. 이유는 불어가 국제회의 통용어란데 있는 것 같다.
외국어 교육의 목적은 국제회의에 나가서 유창하게 말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언어를 통해서 민족의 사상이나 문화·생활·습관을 상호이해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언어는 한 민족의 사유를 표현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말은 민속성·문화·생활의 총체적인 표현인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90%까지 선택한 것은 불어보다는 독일어를 공부한 사람이 개화초기부터 많았고 현실에 부합된 점이 많았다는 이유에 원인이 있을 것이다.
불어와 독일어는 원래는 같은「인도·게르만」어족에 속하지만 언어구성에 있어서 불어는 타민족의 언어를 받아들여 혼합차용으로 구성된것이며, 독일어는 민족의 주체의식아래 조직적 과학적 논리적으로 구성, 발전한 언어이다.
2차대전후 잿더미에서 일어서는 독일의 부흥은 우리에게 큰 용기와 감명을 주어왔다.
이 힘이 어디에서 왔을까 하는것을 고찰하면 말에서도 표현되듯이 이론적이고 과학적인 독일인의 사유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것이다.
문교부는 선택과목으로 독일어보다 불어를 선택과목으로 권장하기 이전에 그 어느 언어가 주체적 정신자세확립에 더큰 영향을주느냐하는 문제를 신중히검토하는 동시에 즉흥적인 시책을 지양하는 행정을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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