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반의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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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30일 제5회 수출의날을 맞이하여 유공업체에 대한 포상을 실시하고 기념식을 올린다.
수출이 불과 3천만「달러」수준에서 정체하던일이 어제 같았는데 어언 우리는 5억「달러」의 수출을 성취하기에 이른것이다. 수출에 전혀 관심을 갖지못하던 우리 경제가 대외거래에 눈을 뜬것은 61연이후의 일이라 할것이다. 미국의 무상원조가 급속히 줄어들면서 자력으로 필요한 외환을 조달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기시작한것이 바로 이때이었다. 또「개발의 60년대」로 정한「유엔」의 운동이 우리의 의식을 크게 전환시켜 경제를 계획적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는 의욕을 불러 일으키게한것도 우리의 수출 5억「달러」성취를 가능케한 시대적배경이라 할것이다.
그동안 연율40%이상의 성장율을보인 우리의 수출실적은 놀라운것이라고 하겠으나 연간2천억「달러」규모의세계무역에서 우리가 점하는비율은 대해속에 들어있는 한방울의 물에 불과한것이므로 수출5억「달러」를 크게 자랑할것은 못되는것이다. 더우기 우리의 수출증가가 생산성 향상의 결과로이룩된 이른바 기반있는 수출이었다기보다는 세제·금융상의 지원을위시한 각종의 불건전한요소에 의하여 이룩된점은 없지않은것이므로 우리의 수출정책은 이제 근본적으로 반성할때가 온것이 아닌가 생각되는것이다.
우선 우리의 수출을 기반있는것으로 만들기위해서는 수출증가를 지속시키기위한 국내적정리가 서둘러져야 할것이다. 환율과 물가의「갭」확대를 허용하는 상황에서 수출이 기반을 확고히 얻을수는 없는것이다. 오늘의 이나라경제는 국제수지상의 역조폭확대와 고도성장에따른 통화가치의 불안등 요인으로, 물가와 환율이 다같이 안정성을 얻지못하고있다. 이러한 불안요인을 제거하는 종합정책이 시급히 마련되어 적정한 환율이 설정되어야 할것이며, 적정한 환율하에서 장기간 통화가치를 안정시켜야만 우리의 수출은 안정성있고 저력있는 기반을 얻을것임을 특히 유의해야할것이다.
둘째 수출시장의 다변화와 더불어 국별 무역수지의 건전성을 기할수 있는 세부적인 치밀한 계획을 시급히 수립해야할것이다. 가령 대일무역거래의 역조폭이 6대1이상으로 확대되고있는 예에서 볼수 있는바와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도 그허물을 정책적인 미숙에서 찾아야만 할것이다. 역설적으로말한다면 무역수지의 역조야말로 가장 강력한 수출시장개척요인이라할수있는것이다. 우리가 막대한 수입을 해주는 시장일수록 수출압력을 가할수있는 최선의 구실이됨에도 불구하고 대일수출실적이 부진한 것은 정부의 수출정책자체의 근본적인 반성을 요하는 대목이라할것이다.
세째, 생산성향상을 촉진시키고 생산성향상의 일부를 가격인하로 귀속시키는 정책을 강력히 집행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수출이 지속성을 갖기어렵다는 점을 특히 강조해두고싶다. 오늘의 기업행태로 본다면 폭리기회를 추구함으로써 국내시장에서 만족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경향을 시정하여 해외시장에 열중하는 기풍을 길러야할 것이다.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국제시장에서 양적확대로 이윤율저하를「커버」한다는 안목을 길러줘야 할 것이다.「수출의 날」을 맞이하여 그동안 많은 출혈에도 불구하고 수출목표달성에 이바지한 수출업계의 노고를 치하함과 아울러 우리의 수출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킬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를 정책당국은 더욱 깊이 연구해주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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