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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예술과 생활|루크=본두 독점전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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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대미술의 거장「파블로·피카소」에관한 책자는 수백권에 달하고 그의 작품전시회의 횟수는 3천여회에 달한다. 그러나 그의 까다로운 성격때문에 그를 직접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다음은 근착「루크」지에 실린「시몽·고티어」와의「인터뷰」내용이다.「고티어」는 오랜 노력끝에 겨우 허락된 이 회견을「피카소」의 은둔처인「노트르담·드·비」의 별장에서 가졌다.
▲창작태도=예술가는 자기의 작품활동에 모든 시간을 바쳐야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사람은드물다.「마니타스·데·플라타」(「스페인」의「기타」연주가)가「뉴요크」에서 연주회를가졌을때 내가『「뉴요크」가 어떻냐』고 물은적이있다.
이때「마니타스」는어리둥절해서 쩔쩔매더니『굉장히크고높고…』이런식이었다. 이거야말로놀랍고 홍미로운일이다. 그는 자신의 연주이의에는 아무것도 생각지않았던 것이다.

<방황하는 의식속에>
나의 창작활동은 명상에서부터시작된다. 내가 가장 집중적으로 일할때는 바로 게으름을 피우며 오랫동안 명상에 잠기는때다. 나는날아다니는 파리떼를, 꽃을, 내주위의 나무와잎을쳐다본다.그러는동안 나는 나의 의식이마치 조류에맡겨진배모양 아무런 제약이없이떠돌도록 버려둔다.
그러면 언젠가는 방황하던 나의 의식은 무엇인가에 걸리기 마련이고 그때부터 그것은 정확한 형태로 나타난다.
만약 내가 그때 외부의 간섭을받으면 수주동안 계속되어온 명상은 망쳐버리게된다. 대자연의 자비로부터 앞으로의 작품을 위한 계획이 내게로오면 다음작품의「모티브」가 결정된다.
관찰이야말로 내생애의가장 중요한 부문을 차지한다. 나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면밀히 관찰하도록 나자신을 훈련시켰다.『관찰이란 아무리면밀해도 불충분하다』고 한「세잔」의 말을 나의 금언으로 삼았다.
「누드」에 충격없다
▲주제=(지난 여름 그는 많은「누드」작품을 발표했는데 그 중에는 거대한 성기가 달린 남자「누드」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여인의「누드」조각이 있었다)모두들 내가「섹시」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나는 이「섹시」라는 용어가 단지 여자 생식기의 관대한 모양에 대응하는 남성의 힘을 나타낼 뿐이라고 해석한다.
또 내가 여자「누드」작품을 많이 낸다고해서 내가 여자를 굉장히 좋아하는걸로 보는 모양이나 사실 여자「누드」를 봐도 나는 별 충격을 받지 않는다. 나는자연스럽게「누드」를 대하며 그 속에서「에로틱」한것을 찾으려 하지않는다. 내작품속에「누드」가 있는 이유는 「누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쫓을 시간없어>
▲앞으로의계획=(77년동안 그림을 그려왔으면서도 아직 다음 작품을 늘 걱정하고 있다)아직 할일이 많다. 나는 20년후에 정말 인기를 모을 것이다. 나는 내가 지금까지 성취한것보다 내가 앞으로 할일에 대해 더 관심을 쏟고있다. 나의 기억력은 비상하지만 과거의 작품과전시회를 회상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싶기는 않다.

<구경꾼 등쌀에비명>
▲자신의 은둔생활에관하여=(웃으면서 그는 말한다)강요된 은둔 생활이다. 다른사람들처럼 나도 고립해서 살수는없다. 하지만나는유명하다는사실때문에 걸머져야하는 잔인스러운 제약의 감옥속에 사실상 갇혀있다. 이중의 철문을 세우고도 구경꾼이 몰려드는것을 막기 위해 경찰을 동원해야겠다고 생각할 때가 가끔 있을 정도다. 가끔 전화선도 끊어야하고 모든걸 부인하도록 하인들을 훈련시켜야한다. 거짓말처럼 내개성에 맞지 않는것도 없지만 나의 가정생활과 창작활동을 위한 조용한 시간을얻기위해서는 거짓말도 해야할 때가있다.
▲사과 한알=47년 내가「폴란드」에 갔을적에 나는「디저트」로 나온 사과한알을 비행기 창밖으로 던진일이있다. 그후로 나는 그사과가 어떻게되었을까하고 가금 생각해본다.(「폴란드」의 어느 구석에서 자기가 던진 사과를 발견했을「폴란드」인을 생각하며 미소를 띤채 「피카소」는 이날밤 명상과 작업을 시작하기위해 천천히 걸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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