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작…배당 압력 커지고 시민단체 입김 세질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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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3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12월 결산법인의 정기 주주총회가 다음달 말까지 계속된다. 지난해 많은 상장사가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냈기 때문에 올 주총에선 주식 배당금을 늘려달라는 주주들의 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또 일부 대기업의 기업 지배구조, 대주주 지분매각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참여연대와 기업별 소액주주모임 등이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배당금 늘려라=올해는 소액주주는 물론 연기금.투신 등 기관들의 배당금 증액 요구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투신사들이 금리하락으로 채권투자에서 별 재미를 못 보자 주식 배당금을 목표로 한 펀드를 늘리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대한투신 이춘수 운용본부장은 "기업들이 지난해 엄청난 이익을 냈지만 주가는 바닥권까지 떨어져 있어 투자자의 이익배분 욕구가 커지고 있다"며 "일부 기업은 임직원들에게 특별상여금까지 주면서도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데는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이 같은 요구를 감지하고 배당금을 높일 예정이지만 주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경우 마찰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경우 중간배당을 포함해 주당 5천5백원(1백10%)씩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2천원의 두배가 넘는 금액이다. 현대차.기아차도 배당금을 늘릴 계획이다.

◇시민단체 감시도 거세질 듯=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박근용 팀장은 "어느 기업의 주총에 참석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현재 삼성전자.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SK텔레콤.두산.한화.LGCI에 대한 자료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경우 오너 친인척의 승진문제가,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노사문제 등이 부담이다. LGCI 주총에서는 LG화학이 보유하던 LG석유화학 지분을 대주주 등에 제값에 넘겼는지를 따질 가능성이 있다.

25일로 예정된 하이닉스반도체의 주총에서는 주식을 21대1로 감자(減資)하는 안건과 관련해 소액주주들과 채권단의 충돌이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대북 송금 문제, 현대중공업은 정몽준 고문의 대선 참여 등이 주총에서 논란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현 기자

<바로잡습니다>

◇2월 11일자 E1면 '주요 상장.등록법인의 주주총회 일정표' 중 세양선박 주총일은 2월 18일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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