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화 연방 경제권 탄생 임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중국.홍콩.마카오.대만.싱가포르를 아우르는 '중화(中華)연방 경제권'의 탄생이 임박했다."

중국.대만의 경제계에선 요즘 베이징(北京) 및 톈진(天津).동북3성.산둥(山東)반도.창장(長江)삼각주.주장(珠江)삼각주.푸젠(福建)성 등 중국 6대 경제권에 대만해협 건너편인 대만.싱가포르까지 연결된 거대 경제권의 출현이 멀지 않았다는 주장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화교경제권이 하나의 연방 국가처럼 경제 통합을 이룰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체제는 서로 다르지만 뜀박질하는 중국경제를 핵심 축으로 해 연방 형태의 상호협력이 이뤄지리라는 게 시나리오의 골자다.

홍콩의 친(親)중국계 신문인 문회보는 10일 "대만이 중국 대륙의 6대 경제권에 포함되는 '중화연방'이 3년 뒤인 2005년께 탄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제권의 상호협력 방식은 화교권 국가들이 중국본토를 전략적 생산기지로 이용하고 해당국가들은 전 세계와 본토를 이어주는 '중간기지'가 되는 것이다.

문회보는 "전자산업의 경우 지난해부터 대만 업체가 대만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런 현상이 컴퓨터.기계.부품산업까지 확산될 경우 대만도 홍콩처럼 중국을 외부세계와 잇는 전진기지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마카오와 싱가포르도 앞으로 비슷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국제적 물류창구인 싱가포르는 중국본토로 IT산업 기지를 옮기는 대신 중화연방 경제권의 엄청난 물류를 독점하는 유통의 전진기기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대만은 중국의 6대 경제권 중 창장.주장삼각주에 첨단 산업을 빼앗기고, 푸젠성에 농산품.식품 등 1차 산업을 의존하는 추세가 뚜렷해지는 등 경제적으론 이미 빠른 속도로 '양안(兩岸)통합'의 길을 걷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중화 연방 경제권은 규모면에서 엄청나다.

중국의 6개 경제권 중 상하이(上海).쑤저우(蘇州).닝보(寧波)를 중심으로 한 창장 경제권 하나가 경제규모 면에서 한국.대만을 바싹 추격하고 있을 정도다. 중화연방 경제권 전체의 지난해 국내총생산은 대만의 네배에 해당하는 1조3천억달러를 웃돌았다.

이런 사정을 감안, 중국 지도부도 대만과의 경제 통합의 고삐를 바싹 조이고 있다.

양안 간의 직접적인 통항(通航).통신(通信).통우(通郵)를 뜻하는 3통(通)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진먼(金門.대만)-샤먼(廈門.중국) 간의 전면 개방을 추진 중인 것은 중화연방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대세론과 중국본토 정부의 희망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만의 집권당인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총통은 '대만독립론'을 내세워 대만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임봉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