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교포 사회의 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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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재일 한국 거류민단 애지현 본부의 김용환 단장이 재일 한교 폭력단 두목 최 모에 의하여 난살되고 이를 말리던 동단 한청위원장 양완옥씨도 중상을 입은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살인범은 일본 전국에 1천8백여명의 단원을 가진 조직
단원을 가진 조직폭력범 유천조의 잔원으로서 재일국 거류단 본부가 추진하고 있는 민단 정화운동의 일환으로써 민단에서 제명된데 앙심을 품고 이와같은 만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흉악무도한 범인은 회의중인 김 민단장을 살행한 뒤에도 일본 경찰과 4시간이나 대치하다가 체포되었고 이는 김희로 사건의 재판이라고 선전되어 일본 전국에 방영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충격적인 보도에 접하여 착잡한 심정을 누를 길이 없다. 우선 우리는 교포사회의 정화를 의하여 희생된 금단장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의 유지가 관철되어 교포사회의 정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민단자체가 진행하고 있는 교포사회의 정화운동에는 많은 애로점이 있다.
첫째로 재일 거류교민의 75.67%가 실업자이고. 단순 일층 노동자가 5.2%. 고철·고물매매 종사자가 1.71%. 기타 판매 종사자가 3.41%인 반면에 전문기술자가 극히 적은 교포사회의 구성면에서 보아 생활보호를 받는 사람이 너무나 많으며 이들의 생활보장 대책이 확실히 서지 않는 한 그들의 범죄 경향은 줄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둘째로 그들은 교육수준이 낮고 일인들의 차별대우와 사회환경에의 적응불능으로 감정정적으로 불균형을 이루고 있어 폭행, 상해치사, 과실살상 등 범죄율이 높고 또 범죄할 가능성이 많은 범죄 예비군이 있다는 점이다. 셋째로 일경의 단속이 항상 감정적이요, 강제 퇴거 운운의 위협만 일삼을 뿐 진정한 교정교육이 행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넷째로 그들은 일종의 국적 이탈상태에 있기 때문에 애국애족심이 희박하고 관료적인 민단조직이나 현지에 있는 우리 관헌들에 대한 감정도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다.
민단은 이러한 애로를 극복하고라도 민단이 자체정화를 계속해 나가야만 할 것이고 이를 위하여서는 무엇보다도 교포들에게 조국과 민족의 「이미지」를 흐려서는 안된다는 애국애족심을 길러주고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근로정신의 진작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과거에 민단 조직내부에 폭력조직이 발호할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민단의 자체 정화는 민단의 영향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이러한 민단의 정화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재일교포의 사회적 생존보장과 형여적 생존보장과 형여자의 교화를 위하여 일본정부와의 긴밀한 외교교섭을 통하여 재일 교포에게도 이론의 사회보장혜택을 맏을 수 있도록 하고, 취업의 기회균등과 수형자 갱생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재일 거류민단의 정화운동을 후원함에 있어서도 일본 정부의 단속이나 간섭이 민단에 부당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외교교섭을 하여야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아가 60만 교포의 생계보장과 사회적 지위를 향상하기 위하여서는 일본에서 교포들에게 직업 안정법을 적용하여 직업훈련과 취업알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김 회장의 피살이란 불상사가 민단정화운동의 헛된 양상이 되지 않도록 관계자들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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