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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건강] '항암물질 보고' 채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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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한국인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예방법은 담배를 끊고 체중을 조절하고 음주량을 줄이는 게 가장 우선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일은 바로 잘 먹는 것이다.

식품 가운데는 암을 일으키는 것과 암을 막아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전체 암 사망의 35%는 잘못된 식생활이 원인이라는 게 미국암협회의 지적이다.

◇암을 예방하는 식품들=식품에 든 주요한 항암물질은 항산화물질.클로로필(엽록소).터핀.식이섬유.베타 글루칸 등이다.

항산화물질은 유해산소를 중화하거나 제거해 유해산소에 의한 유전자 변이를 막아준다.

비타민A.C.E와 폴리페놀.함황(含黃)화합물.라이코펜.셀레늄이 대표적이다. 식물에선 비타민A가 주로 베타 카로틴의 형태로 들어 있다. 베타 카로틴은 당근.시금치.호박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C는 강력한 발암물질인 니트로스 아민의 생성을 억제한다. 불포화지방.비타민A.D의 산화를 막는 비타민E(알파 토코페롤)는 야채.장어.참기름 등에 풍부하다.

함황 화합물은 마늘.양파.무.양배추 등에, 라이코펜은 토마토.수박에, 폴리페놀은 적포도주.초콜릿.녹차.생강 등에 많이 들어 있다. 클로로필은 식물에 있는 엽록소로 유전자 손상을 억제한다. 터핀류는 감귤류의 향과 쓴 맛을 내는 성분이다.

식이섬유는 야채.곡물.콩.미성숙한 과일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대장에서 발암물질의 생산을 억제해주며 장 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을 대변을 몸밖으로 빨리 배출해주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김진옥 임상영양연구실장은 "식이섬유가 많고 지방이 적은 식사를 하면 유방암.대장암 등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베타 글루칸은 표고버섯.치마버섯.영지버섯 등 버섯에 많이 든 다당류(多糖類)로 항암.면역능력을 증강시킨다. 셀레늄은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물질로 콩.참깨.곡류.마늘.버섯 등에 풍부하다.

◇식사습관도 암발생에 영향 준다=식육(고기)이나 포화지방(식육에 든 지방으로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인다)이 암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직 없다.

그러나 유방암.내막암.난소암.대장암.폐암.전립선암 등의 발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암협회가 12년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은 자궁암.담낭암.신장암.위암.대장암.유방암에 걸린 경우가 많았다. 특히 체중이 정상치의 40% 이상 초과한 경우에 이같은 경향이 뚜렷했다.

◇식품 속의 발암물질들=우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자연식품 속에도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니트로스 아민.이종환식 아민(HAA).지방.곰팡이.술.식품첨가물 등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홍원선 교수는 "위암을 일으키는 니트로스 아민은 단백질이 세균에 의해 변성될 때 만들어진다"며 "세균이 우글거리는 비위생적인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예방책"이라고 조언했다.

위벽이 위축돼 위산(胃酸) 분비가 줄어드는 위축성 위염이 있으면 바로 치료해야 한다. 위산 분비가 줄어들면 세균이 잘 번식해 니트로스 아민이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HAA는 단백질이나 지방이 고열에 가열될 때 생기는 물질이며 숯같이 검게 탄 부분에 많다.

박태균 식품의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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