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협의냐 일방통고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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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박정희대통령은 1일「존슨」미대통령의 북폭중지에대한 보고를 받고도 평상과 조금도 다름없이 예정대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서귀포 포도당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박대통령은 포도당이 원료에서 제품으로 되어나오는과정을 일일이 살피고는『현재 포도당과 국내에서 생산되는 설탕가격이 약간 차이가 있어 이점을 조정만해주면 포도당공장은 유망하다』는 차균희농어촌개발공사사장의 말을듣고『그런 문제는 정부에서 알아서 할테니 걱정하지말고 농민소득이 오르도록 공장을 잘 운영하여 농공병진의 표본이 되게하라』고 당부했다.
【서귀포=김준환기자】
○…미국의단폭결정이있은 직후에 소집된 국회외무위간담회에서는 미측과의 사건 접촉이「협의」였느냐「통고」였느냐를 가지고 한바탕 입씨름.
김동환(공화)의원은『미국과 사전협의를 했다지만 단폭결정을 일방적으로 통고받은게 아니냐』고 추궁했으며, 이동원(십오구)의원은『견해를 나누었다면 우리의 견해는 무엇이었으며 미측 견해와의 차이는 무엇인가』고 캐물었다.
이에대해 최장관은『미측의 견해를 전해받고 우리의 견해도 밝혔지만 1백% 반영되지는 않았으나 협의한것만은사실』이라고 말했는데 이 대답에 화를 못참은 차지철(공화)의원은 책상을치며 대미외교저자세를 개탄.
이날 회의분위기는 어찌나 험악했던지 차를돌리던 직원이 긴장하는바람에 뜨거운「코피」를엎질러 최장관은 의원들의 질문폭탄과「하트·코피」의 세례를 함께 받기도.
○…2일상오에 열린국무회의도 단폭이후의 월남문제가 논의의 촛점이 되었다.
6건의 안건을 처리한뒤 정일권국무총리가『월남문제에관해 여러분의의견 좀듣자』고 제의하여 부드러운 간담회가 약30분동안 계속됐는데 모든각료들의 관심은「베트콩」의 위치와 월남정부의 입장에 쏠렸다고.
각료들은『본격적인 정치협상에 들어가면 한국대표는 의당히 협상에참여해야하고 본격적인 협상전이라도 미국정부에 참전국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권유해야한다』고 주장했으며 최규하외무장관도 월남정부의 입장과참전국의 동향을 충분히파악해서 오는4일 국회답변을통해 우리정부의 입장과 대책을 밝히겠다고 말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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