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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의 유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흔히 서양인과 동양인의 얼굴의 제일 큰 차이는「프로필」에 있다고 한다. 앞으로만 보면 아름다운 얼굴도 옆으로 볼때면 납작해져서 흉해 보이기 쉬운게 동양인의 얼굴이라는 뜻도 된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동양의 인물화를 보면 자고로 거의 모두 정면에서 그린 것인데 비겨 서양의 인물화에는「프로필」을 그린게 많다. 그런데 이「프로필」을 그리게 한 최초의 서양인으로는「알렉산더」대왕의 부장이던「안티고노스」인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자기얼굴을 정면에서 그리게 하지 못할 까닭이 있었다. 그는 원래가 사팔뜨기였던 것이다.
비슷한 얘기로 우리는 예부터 감춘맛을 찾는다. 여기 비해서 서양에서는 감추지 않은 육 체의 미가 강조되어왔다. 이것은 물론 동서양의 이상이며 발상법이며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또 운동이란 것을 전혀 모르고, 의자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에 빈약해질 수밖에 없던 육체를 감추기 위해서 굳이 감추는 맛을 강조해왔던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거기에 또 육식을 주로하는 서양인과 단백질과 산채에 의존해 오던 우리네와는 신체적 구조도 달라지고, 발육상에도 차이가 있기 마련이라는 점도 들 수 있다. 이런 모든 차이는 근래에 이르러 많이 줄어들었다. 생활수준이 향상되어 우리네의 전통적인 의식주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미니·스커트」가 어울리는 팔등신의 젊은 여성들이 거리에서 늘어난 것도 이런 때문인 것 같다.
엊그제 문교부가 발표한 전국 학생 신체검사결과를 봐도 지난 61년 이후 우리나라 학생들의 체위가 조금씩 향상됐다는 것도 이것을 예증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 비해 1, 2년 씩이나 성장이 뒤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몹시 안타까운 얘기다.
원래 우리가 일본인을 가리켜「왜」자로 부른 것은 그만큼 우리네 체격이 크다는 자부가 있어서였다. 그러던 것이 특히 한창 발육기인 13, 14세때 오히려 뒤지고 있다는 것은 의식주의 개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안고있는 듯 하다.
80개의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겠다던 시당국의 몇년전 약속이 어떻게 됐느냐고 따질수 만도 없을게다. 모든게 교육제로 귀착되니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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