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속에서 빛난 김보경의 집중력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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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이 9일 제주도 롯데스카이힐골프장에서 열린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2라운드 13번홀에서 퍼팅을 한 뒤 홀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KLPGA]

김보경(27·요진건설)이 비바람을 뚫고 시즌 2승 기회를 잡았다.

8일 제주도 롯데스카이힐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 칸타타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김보경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3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길고 긴 하루였다. 대회장인 롯데스카이힐골프장에 거센 비바람이 몰아닥치면서 경기는 파행 운영됐다. 오전 10시 16분에 마지막 조가 출발했지만 오후 7시10분 경기를 중단할 때까지 9시간 동안 15개 홀 밖에 돌지 못했다. 해저드를 끼고 조성된 14번홀(파3)에서는 강한 맞바람 때문에 오버파 스코어가 속출했다. 전반 9홀까지 3언더파 선두권에 올랐던 함영애(27·볼빅)는 이 홀에서만 5타를 더 치며 공동 28위(5오버파)까지 미끄러졌다. 오후에는 9개 조가 대기하면서 1시간 30분 가량 경기가 지연돼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강한 비바람 속에서 김보경의 집중력이 가장 돋보였다. 전반 9홀에서 버디만 3개를 잡아낸 김보경은 바람이 더 거세진 후반 9홀에서도 버디 1개와 보기 2개로 1타만 잃는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다.

2위 양수진(22·정관장)에 2타 차 단독 선두다. 지난 주 E1 채리티오픈에서 5년 만에 통산 2승째를 거두며 상승세인 김보경은 2주 연속 우승 기회를 잡았다. 김보경은 “후반에 바람이 너무 강해 보기 2개를 하긴 했지만 퍼팅이 잘 돼 타수를 잃지 않을 수 있었다”며 “버디는 바라지도 않는다. 안정적인 파 플레이로 최종 라운드를 치르겠다”고 했다.

워낙 바람이 강했던 탓에 이 날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김보경과 최혜정(29·볼빅) 등 2명에 불과했다. 첫 날 5언더파 단독 선두였던 이연주는 5타를 잃고 이븐파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2타를 줄인 최혜정도 이븐파 공동 3위다.

마지막 조 선수들이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하면서 10일 오전 7시 2라운드 잔여 경기가 치러졌다. 15개 홀에서 7타를 잃었던 허윤경(23·현대스위스)은 3개홀에서 모두 파를 적어내며 3오버파 공동 10위에 올랐다. J골프에서 최종 라운드를 오후 1시부터 생중계한다.

제주=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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