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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로에선 「나세르」|아랍 사회주의자 연합회의 앞둔 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이달 말 열릴 예정인 「아랍사회주의자 연합(ASU)」제2차 회의에서 「나세르」대통령이「이집트」를 영도할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의 여부가 밝혀질 것이다.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것도 벌써 15개월이 됐다.「나세르」대통령은 지난7월과 8월, 소련에서 3주일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아직도 병자다.
신병 치료 후 소련으로부터 돌아와 그는 제일먼저 지난해 6월 전쟁당시 무능했었다는 이유로 해직된 「아메르」원수를 복권시키려는 음모에 가담했던 자들에게 선고된 형을 인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이집트」군 정보 책임자, 두명의 전각료, 두명의 장교등 다섯명의 주모자들은 종신형을 받았다.
대체로 이들 음모자들에 내려진 형량은「나세르」대통령이 군부를 너무 자극시키지 않으려는 의도 때문에 그렇게 중형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재판을 줄곧 지켜본 국민들은 「아메르」완수의「쿠데타」음모 자체보다도 재판과정에서 노정된 군부의 부패와 무능에 더욱 많은「쇼크」를 받고 그들의 훌륭한 대통령이 어떻게 이러한 일들을 그대로 보고만 있었는가에 대해 의심치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나세르」대통령은 6월 전쟁에서「이집트」공군을 완전히 무기력하게 만들었던 4명의 공군지휘관의 사형을 요구하며「데모」를 벌인 학생들의 요구에도 마지못해 응하는 체 했었다.
따지고보면「이스라엘」과 전쟁을 하자고 주장한 것은「나세르」자신이었다. 그는 패전의 오명을 지워버려야 할 사람은 자기자신이며 오점을 씻고 난 후 젊은 다음 세대에 인계하고 초야에서 편안히 쉴 수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인가? 만약 빵만으로 일이 해결된다면 대통령 같은 것은 필요 없을지 모른다. 물가와 세금은 6월 전쟁 이후 계속 을랐지만 전보다 살기 어려워진 것은 아니다.「이집트」정부는「수에즈」운하,「시나이」유전등의 상실로 인한 재정적 손실은 거의 복구하고있다.
서부사막지대에 새로 개발한 유전은「시나이」유전보다도,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해내 외화사정도 전쟁 전만 못지않다. 그뿐 아니라 수입 억제,「예멘」으로부터의 군대 철수등으로 인한 국가예산절약을 통해「이집트」경제전반의 사정이 호전될 수 있었다.
물론 이상은 밝은 면만을 본 것이지만 인구증가율에 미치지 못하는 경제성장은「이집트」를『그날 벌어 그날 먹는』상태에 이르게 했다는 어두운 면도 없지 않다. 결국「이집트」는 외국의 원조에 의해 그럭저럭 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나세르」대통령은 소련으로부터 새로 무기를 도입할 때 한푼도 돈을 내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이집트」는 영국·서독·「이탈리아」등 서방측으로부터 얻은 차관으로 국제금융기구(IMF)의 빚을 갚아왔다. 또 이들은「수에즈」로부터,「알렉산드리아」에 이르는 거대한 송유관 건설을 선전하고있다.
3년전 이 계획이 처음 논의 됐을 때 「쿠웨이트」와「사우디아라비아」는 쌍수를 들어 환영했고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제2차 회의에서 중요한 일은 이 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을 것인가에 있다. 일부「이집트」청년들은 승패는 알 수 없지만「이스라엘」과의 전쟁은 불가피하다고 믿고있으며 또 다른 온건파 국민들은 정치적인 조용한 해결을 원하고있다.
만약 이번 「나세르」대통령이「이집트」를 위해 즉각적이며 유리한 방침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국민 대다수는 그가 그들의 장래를 이끌어줄 영도자가 못된다고 생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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