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함부르크)이 ‘차붐의 팀’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으로 이적을 앞두고 있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는 5일(한국시간) 오후 “손흥민의 목적지가 레버쿠젠으로 정해졌다. 함부르크, 레버쿠젠, 손흥민의 에이전트 티스 블리마이스터가 이적 협상을 마쳤다”고 전했다. 현재 칼 에드가 야르코프 함부르크 구단주가 레버쿠젠과 마지막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적료는 토트넘·리버풀(이상 잉글랜드)·인터밀란(이탈리아) 등 유럽 다수의 팀이 제시했던 1000만 유로(약 145억원) 수준이다. 이번 주 내로 협상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레버쿠젠은 주전 공격수 안드레 슈를레(23)가 첼시(잉글랜드)로 이적할 예정이다. 슈를레의 빈자리를 분데스리가에 적응을 마친 손흥민으로 메운다는 게 레버쿠젠의 계산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슈를레(11골)보다 1골 많은 12골을 넣었다. 게다가 아시아 마케팅까지 기대할 수 있다.
손흥민에게도 레버쿠젠은 안성맞춤이다. 손흥민은 그동안 주전으로 뛸 수 있고,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 팀을 찾아왔다. 레버쿠젠은 올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해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땄다. 환경이 바뀌는 다른 리그보다는 이미 경험한 분데스리가에 남는 게 주전을 확보할 가능성도 크다. 레버쿠젠 역시 손흥민을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정상태도 함부르크보다 튼튼하다. 무리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도전하는 것보다 유럽 축구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각하는 독일에서 유럽 축구의 흐름에 좀 더 익숙해지겠다는 게 손흥민의 생각이다.
레버쿠젠은 국내에도 친숙한 팀이다. 차범근(60) SBS해설위원이 현역 시절 6시즌을 레버쿠젠에서 보냈다. 1983~84시즌부터 1988~89시즌까지 레버쿠젠에서 뛰며 215경기에 나서 63골을 넣었다. 특히 1987~88시즌에는 UEFA 컵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레버쿠젠에서는 아직까지도 차 위원을 ‘차붐’이라고 부르며 영웅 대접을 한다. 지난달 22일 차 위원의 생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축하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레버쿠젠은 독일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에 이어 세 번째로 강한 팀이다. 2009~2010시즌부터 4시즌 연속 5위권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다.
손흥민은 6일 “(레버쿠젠 이적에 대해) 들은 바 있지만 말씀은 못 드리겠다”면서도 “분데스리가 3년차다. 독일에서 경험을 더 쌓은 뒤 프리미어리그 이적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