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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팍팍 주는 전자·IT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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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경영목표보다 더 벌어들인 이익금을 나눠주면서 보안을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근무 연수나 직급.직책에 따라 초과 이익 배분액(PS)의 편차가 워낙 커 자칫하면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SK텔레콤 등과 같이 큰 돈을 버는 기업들은 연봉 이외에 성과급이나 PS형태로 두둑한 보너스를 주기 때문에 같은 그룹 다른 회사 임직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들과 이직을 고려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선 이왕이면 성과급 등을 많이 주고 장래가 유망한 ▶정보기술▶전자업체▶ 자동차▶유통업체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잘나가던 종합무역상사.중공업.철강.건설업체의 인기가 밀리고 있다. 시대에 따라 선호하는 기업들이 달라진 것이다.

최근 취업정보 사이트인 잡링크의 취업선호도 조사를 보면 삼성전자를 가장 취업하고 싶은 회사로 꼽았다.

랭킹 10위 안에 전자.정보기술(IT)업체가 5개나 들었다. 구직자의 희망 연봉은 2천4백만~2천7백만원으로 3천만원대에 육박했다.

◇언제, 어떻게 뽑나=예전엔 그룹에서 한꺼번에 사람을 뽑아 계열사별로 인력을 나눴지만 최근 들어선 대부분의 대기업이 독자적으로 채용하고 있고 채용 시점도 회사마다 다르다. 필기시험은 거의 사라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평소에 취직 희망자의 이력서를 받아 뒀다가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자격 조건을 갖춘 응시자를 추려내 면접과 인성시험을 거쳐 뽑는다.

LG전자와 LG텔레콤도 수시로 선발하고 한국통신프리텔(KTF)과 SK텔레콤은 각각 11월과 9월께에 홈페이지를 통해 채용 공고를 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봄(4월)과 가을(10월)에 두차례 나눠 신입사원을 뽑는데,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도 갖고 토익시험을 별도로 보는 것이 특징이다.

주요 유통업체 역시 필기시험 없이 서류전형과 면접만으로 선발한다. 채용시기는 조금씩 달라 롯데백화점은 상.하반기 두차례 나눠 뽑고 현대백화점은 1년에 두차례 뽑는다.

신세계백화점은 점포신설과 확장등 인력수요에 맞춰 그때그때 뽑는다. 유통업체들은 인터넷 홈페이지와 신문에 채용 광고를 낸다.

그렇다면 취업 관문을 어떻게 뚫을까. 이와 관련해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왕도가 없다고 말한다.

LG전자 측은 "직종에 따라 요구하는 인력이 다른 만큼 영어능력이 우수하다고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다"며 "오히려 인성시험이나 면접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일정 수준의 외국어 능력을 갖추는 것과 해당 전공분야의 전문성 등은 이젠 기본이다.

그것이 취업을 보장하기에 충분하던 시절은 지났다. 전공을 굳이 구별하지 않는 기업들도 늘어 가는 추세다.

SK텔레콤 김현구 인력운영팀장은 "회사의 발전을 통해 자신도 성장하겠다는 건전한 기업관이 있는지를 면접과 인성테스트를 통해 따져 본다"며 " 조직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사교 능력도 중요해 취미와 대학 내의 모임활동, 경력 등도 살핀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최근 다양한 형태의 인성테스트 기법을 도입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얼마나 주나= 경영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대졸 초임은 다른 대기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대개 초봉이 연간 2천4백만~2천7백만원선이다. 그러나 성과급은 회사마다 다르고 지급기준도 다양해 정확히 비교하기가 어렵다.

취직 후 2년 이상 지나면 능력에 따라 차츰 연봉 차이가 벌어진다.

삼성전자의 경우 같은 과장이라도 고과에 따라 연봉의 편차가 50% 이상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개 연봉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어서 얼마 받는지는 본인만 안다. 인사팀 내에서도 개인별 임금을 볼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다.

임원이 되면 급여차는 더욱 커진다. 올초 임원으로 승진한 LG전자의 J씨는 부장 때 받던 월급의 두배 정도 받는다고 말했다.

대기업에서 임원 승진을 하면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한다고 보면 된다. 특히 임원의 성과급은 일반 간부보다 훨씬 많아 삼성전자처럼 실적이 좋은 회사의 경우 부장과 1년차 임원과의 임금 격차는 세배에 이르기도 한다.

잡링크 한현숙 사장은 "연봉을 많이 주는 기업들이 대체로 유망한 회사지만 기업을 선택할 때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며 연봉 등 금전적인 혜택보다는 자신의 적성을 살려 얼마나 전문화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느냐가 향후 직장생활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충고했다.

고윤희.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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