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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사신 「근시경영」|상의분석 상반기 도산실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한상의가 공표한 상반기 중의 『주요기업도산원인조사보고』는 무역자유화 등 개방경제체제로 옮겨가고 있는 격화된 경쟁조류속에서 낙후한 방만경영만으로는 기업존립자체가 위협을 받는다는 중대한 시사이며 최근의 시장구조도 생산자에서 소비자중심으로 전환해가고 있음을 명백히 해주고 있다.
이조사는 고동성장단계에 있는 우리경제가 전체기업여건을 크게 변모시켜 기업의 내부조건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적, 따라서 종래의 자금난일변도였던 기업도산 원인이 지금은 경영기술의 측면에서 연유하는바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소비재와 생산자중심이며 대외의존형이었던 전근대적 산업구조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업의 교통정리』로서 기업경영체제가 전환의 고비에서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나 자칫하면 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저해하고 전업·고용등 사회문제가 유발될 소지를 지니는 것으로 우려되고있다.

<화학·섬유업으뜸>
특히 이 조사는 해마다 적지않은 기존업체가 탈락, 도산하고 올해들어 상반기중에만 서울지역에서 1백50개업체가 도산한 원인이 일차적으로는 방만한 경쟁과 졸렬한 경영태도 때문이나 정부시책의「미스」로 과잉공급상태가 조성되고 외국제품 및 자본이 마구 진입했으며 급격한 정책변경과 기술미비, 구매력감퇴, 조세증수강행및 공공요금인상등이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킨것도 복합작용했다고 풀이했다.
물론기업의 도산은 최종적으로 자금난에 귀착되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이번 조사에서는 단순한자금사정보다 경영기술을 더큰이유로 들고있다.
이것은 기업도산의 특징이 ▲판매경쟁이 심한 화학(23·3%)섬유(11·6%)지류업종(11·6%)에 많고 ▲경영조직별로도 법인(39·5%)보다 개인기업(60·5%)이 많으며 ▲규모면에서 종업원20∼50인(41·8%) 자본규모 3백만원이하 (41·8%)의 도산율이 높은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영업기간 2년미만 업체가 48·8%였는데 도산업체의 72·1%가 거액의부채를 지고있었다.

<과당경쟁도 일인>
구체적 원인은 투자, 판매, 시장조건및 수급구조변화 등이 두드러졌는데 ▲ 판매(1백%기준)에서는 적자판매(33·3%) 매상고감소(28·6%) 판매예측착오 및판매자주성결여(각14·3%) 소비변화(9·5%)의 순위였다.,
또한 ▲투자는 제품개발투자의 실패가 68·2%로 압도적이고 다음이 사업의 투자(13·6%) 시설및 재고투자과잉(각9·1%) 등이며 ▲ 시장조건변화는 국내업자와의 과당경쟁(60%) 외국제품과의 경합(30%) 외국자본진출(10%)의 순위로 기업경쟁이 가열해졌음을 나타내고있다.

<시책바뀌어 타격>
한편 ▲수급구조변화는 대기업진출 42·9%, 과잉생산 21·3%, 신제품진출및 계열하청재편 각14·3%이며 ▲기술관계는 제품 생산 기술미숙이 전체의 81·8%였는데 ▲재무면에서 고리금융 31·8%, 조세공과금 격증이 27·3%를 기록한 것과 ▲우발적 원인의 40%가 도시계획 혹은 정부시책변경에 기인한것등이 주목을 끌고있다.
제품종목별로 예를 들면 ▲대기업진출로 판로를 잃은 「자크」 ▲수요를 광대평가한 지대 ▲대「메이커]와 경쟁한소규모「미싱」제조업체 ▲부정의약품 단속에 걸려 페업한 약품공장 ▲거래선도산(2개)으로 폐업한 목재관계업체 ▲제품개발투자실패로 부정위장수출을 하다가 적발된 직물공장 ▲무역자유화에 의한 외제향료 대량수입으로 판매량이 격감한 향료공장등이었다.
이밖에 ▲집중적 시설투자로 수급불균형을 가져온 탈취제공장과 ▲경비를 과잉지출한 고압용 전기구공장등도 있다.

<시급한 기술혁신>
이러한 도산원인등을 배제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협업화 조직화 및 합병화와 기술혁신조치가 필요하며 과당경쟁을 배제하는 시책과 정부시책의 장기적 안정이 요청된다고 지적되었다. 그렇지 못하면 고도의 분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한산업의불황 또는 사양화가 파급적으로 여타산업의 도산을 유발할것이며 계열화진척으로 모기업 도산이 하청업체의 연쇄적 도산까지 촉발하게되어 큰 혼란이 일어날 것을 이조사 보고는 경고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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